포스트 코로나19

[릴레이인터뷰⑧]육아 전문가 김영희가 말하는 코로나19 시대 교육법

끝끝내엄마육아연구소 김영희 대표, 평범한 옆집엄마에서 육아서 내고 전국구 강사되다
“코로나 계기 부모와 자녀 함께하는 일상 늘어…아이의 다른 끼와 재능 찾을 수 있는 기회”

<KJtimes>코로나 19 이후의 삶이라는 특별기획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일상에서 공감과 교훈의 메시지를 찾고자 한다. 여덟 번째로 주부에서 육아 전문가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끝끝내엄마육아연구소김영희 대표를 만나 지난 2015년 육아 서적 끝내는 엄마 vs 끝내주는 엄마책 출간 이후의 근황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급변하고 있는 교육환경의 현주소와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KJtimes TV=김상영 기자]평범한 주부가 자신의 육아 이야기를 담은 책을 출간한 이후 인생이 확 바뀌었다. 초보 작가가 쓴 책에 독자들이 열광했고 단숨에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라섰다. 그리고 지난해까지만 해도 1년에 70회가 넘는 강연을 할 정도로 육아 전문 강사로 자리매김했다.


동화 속 신데렐라 같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지난 2015끝내는 엄마 vs 끝내주는 엄마라는 책을 쓴 김영희 대표다. 큰아들 승우의 태동부터 성인 자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소재로 한 이 책이 어떻게 해서 많은 부모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을까.


이 물음에 김 대표는 유치원 때 자폐증 의심을 받았던 아들이 사교육을 받지 않고도 EBS 강좌와 인터넷 강의만 듣고 서울대학교에 합격한 비결이 궁금증을 자아낸 것 같다그때나 지금이나 부모의 역할은 아이가 좋아하는 걸 하게 인도하고 기다려 주는 것이라며 자녀 교육의 성공비결을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영유아는 물론 초중고생까지 학교 등교를 못하는 일수가 늘면서 비대면의 온라인 교육으로 대체되고 있다. 난생 처음 접하는 언택트 시대 교육은 부모나 아이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김 대표는 긍정의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코로나를 계기로 바빴던 아빠가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면서 엄마만의 몫이었던 절름발이 양육에서 가족이 한 일원이 돼 아이를 양육하는 기회를 얻었다면서 이 참에 부모는 아이의 다른 끼와 재능을 찾을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야 하고 여태껏 과외나 학원 등 떠먹여 주는 교육이었다면 자기주도적 학습과 삶으로 미래의 주인공이 될 기회를 축적할 기회이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영희 대표 일문일답>

 

-평범한 주부에서 육아 전문 작가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나.


끝끝내엄마 김영희에게 기적이 일어났다. 마부작침(摩斧作針)이라고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드는 것처럼 주부로 사는 30여 년 동안 배움과 독서로 다진 기회가 아닌가 싶다. 준비하는 자에게 기회가 온다고 하지 않나. 자녀를 다 키우고 제2의 인생을 사는 지금 행복하다.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그동안 그 끼를 어떻게 잠재우고 살았느냐고?’ 사실 전 현모양처로 살기로 마음먹었기에 별다른 저항 없이 사는 줄 알았지만 제 마음 저편에 꿈틀대는 뭔가가 있었던 것 같다.


책을 내고나면 끝인 줄 알았던 그 분야 무지렁이였다. ‘끝내는 엄마vs 끝내 주는 엄마책이 발간되자마자 여러 변화가 일어났다. 베스트셀러가 되고 수많은 독자 리뷰가 달리며 인터뷰와 강연 요청이 쇄도했다. 초보 강사인 제게 1년에 70여 회 강연은 과분했다.”

 

-육아 전문 서적인 끝내는 엄마 vs 끝내주는 엄마라는 책이 삶을 바꿔놓았는데 출간하게 된 배경은.


제 졸저 끝내는 엄마vs 끝내 주는 엄마는 큰아들 승우의 태동부터 성인 자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사진처럼 그린 육아서다. 책을 출간하게 된 동기는 보석이 된 사과 박스였다. 33개월 때 아이가 내성적이고 어려 유치원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어느 날 원장이 제게 충격적인 말을 한다. ‘자폐 끼가 있는 거 같아요.’ 그 말에 놀란 저는 아이를 자퇴시키고 집을 동네 놀이터로 만들었다. 마침 아이가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 스스로 그리고 만드는 일을 지속했다.


고등학교 2학년이 거의 끝날 무렵이 되도록 진로를 결정하지 못하고 망설일 때 아이가 산업디자인 쪽을 공부하겠다고 결심했다. 그때부터 아이는 180도 달라졌다. 몰입과 집중으로 운 좋게 수능시험도 잘 봤다. EBS 강좌와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사교육 없이 해낸 쾌거치고는 큰 성과였다.


승우의 하일라이트는 자기만의 포트폴리오였다. 어릴 때부터 모아둔 대여섯 개 사과 박스의 그림으로 포트폴리오 30여 점과 조형물 5점을 닷새 만에 만들어 제출했다. 사교육 없이 성장한 아이만의 독특한 그림 덕을 톡톡히 본 셈이었다.


게다가 여러 차례 실기 시험 중 조지훈의 시 승무’ ‘박사 고깔에 나빌레라~’라는 시를 이미지화하라는 문제가 출제됐다. 전국에서 모인 아이들 중 70%가 비슷한 그림을 그려낸 것이다.


사교육의 병폐였다. 그 나머지 30%에서 택해 합격시켰는데 승우가 서울대학교 디자인학부 차석의 영광을 안게 됐다. 뜻밖의 기적이었다. 아이의 무한한 가능성을 찾아 행복한 아이로 키우는 게 부모의 역할이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가 좋아하는 걸 하게 인도하고 기다려 주는 것이다. 그것이 책을 쓰게 된 계기라면 계기다.”


-‘육아 전문 작가로 시작해 끝끝내엄마육아연구소를 운영하는 CEO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신데 평범한 주부로 있다가 전문 영역에 뛰어든다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현재의 자리에 서기까지의 스토리를 소개한다면.


처음에는 겁도 났다. 과연 계획대로 잘 해낼 수 있을까,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가정 경영 외에 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평소 끈기와 인내, 도전이라는 트라이앵글을 지속해온 터이고 욕심 없이 모든 걸 땅바닥까지 내려놓는 습성 덕인 것 같다.


제게는 한 가지 뚝심이 있었다. 한 사람이라도 변화된 삶을 살게 한다면 그것으로 만족하자는 거였다. 게다가 어려서부터 사람을 좋아하고 붙임성이 있다는 평을 들었기에 만약 CEO가 되면 이런 리더가 되겠다는 야심은 있었다.


이런 리더란 수평적 사고로 남을 아끼고 배려하는 진성 리더말이다. 그걸 간접적으로 도운 게 바로 책과 배움터였다. 저의 막무가내적인 실행력은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하다. 실행과 동시에 필요시에 즉각 배움을 택했다.


어쩔 수 없이 닥친 강연을 해야 했기에 강연 스킬을 익혔고 1인 기업을 운영하려니 1인 기업에 대해 배우고 4차 산업 관련 육아서를 쓰려니 그와 관련한 배움터를 찾는 식이다. 행복경영을 위해 행복경영대학에 문을 두드렸다. 이는 순전히 실행과 동시에 배움과 독서로 동시다발적 에너지를 쏟은 셈이다.


저 자신도 의심스럽다. 그런 에너지는 아마도 어려서부터 이어진 지적 호기심과 놀이와 걷기 덕이 아닌가 싶다. ‘나는 부지런하고 적극적이며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고 사회에 공헌한다는 평소 신념처럼 살려고 노력한다. 남은 생애, 제 보잘 것 없는 에너지나마 나눔과 봉사에 힘쓰겠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육아에도 디지털 교육 장비들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부정과 긍정이 상존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구글 미트(MEET)9월까지 무료이고 200여 명까지 참여 가능하다. (ZOOM)2인 이하일 경우만 무료이고 만약 그 이상일 경우 40분까지만 무료다. 둘 다 화상 수업이나 화상 회의에 적합한 환경이다. (ZOOM)이 정보보안에 취약하다는 말도 있지만 화질이 선명하고 오디오만 들릴 수 있게 분리돼 있다.


좀 더 기능이 다양한 것은 줌이고 구글 미트는 가입 절차가 간소한 점을 들 수 있다. 이미 디지털 교육은 시작됐다. 하지만 이해관계자들로 인해 디지털 혁신은 오리걸음에 머물렀다. 산업 발달에 비해 교육의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었지만 코로나19가 대혁신의 기회를 앞당겼다.


그 도구 중 한 예로 만능 해결사 핸드폰을 들어 보자, 핸드폰 하나면 육아도 교육도 다 해결된다. 지금 아이들은 뼛속부터 디지털화된 아이들이다. 그들에게 핸드폰은 친구이자 교과서요, 노트요, 연습장이며 놀이다.



디지털 교육의 대표 산물로 온라인 교육과 화상 교육의 구글 미트와 줌을 들 수 있다. 즉 플립러닝(거꾸로 교실)의 실현이다. 이미 미국대학교에서 MOOC 등 해오던 일이다. 따라서 교사의 역할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티칭이 아닌 코칭의 시대로 세계에서 가장 유능한 교수 한 사람이면 온 천하를 평정하게 됐다. 온라인 공유화로 아프리카 오지에서도 배움의 기회가 마련됐다.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는 ‘2030년에 대학 절반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인간이 기계에게 직업을 빼앗길 뿐만 아니라 대학마저 불필요한 시대가 온다고 예견했다.


그 말은 디지털의 장단점으로 그것을 커버할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교육의 대중화, 개별화, 맞춤화, 무한 반복, 일대일 대응력, 등이 장점이라면 비대면 교육이 가져오는 단점으로 비친 밀화, 개인주의화 등을 들 수 있겠다.”


“원형으로 돌아가라

 

-코로나19 이후 육아 환경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코로나 시대 육아에 지친 어머니들에게 슬기로운 육아교육 해법을 제시한다면.


이 대목에서는 할 말이 많다. 먼저 코로나의 요구가 무엇일까. 인간과 자연의 원래 모습을 갈구하는 것이다. 그간 산업화의 방만함으로 자연과 인간은 몸살을 앓았다. 멈출 줄 모르고 가속도가 붙은 산업화에 코로나가 브레이크를 건 셈이다. 하늘 길을 막고 산업마저도 마취시켜 세계화를 둔화시켰으니까.


덕분에 대기환경은 맑아졌고 기본 삶의 가치를 되돌아볼 기회가 찾아왔다. 이참에 부모들은 환경 교육에 동참하며 몸소 실천해 깨끗한 지구를 우리 자녀에게 물려주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파괴는 쉬우나 복원은 항상 어렵다. 코로나가 일상의 패턴을 확 바꿨다. 아이들은 학교 대신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하고 아빠들은 재택근무로 돌입했다.


이제 가족이 한 일원이 되어 아이 양육의 기회를 얻은 셈이다. 원래 양육은 부부 공동의 몫이다. 산업화로 바쁜 아빠를 뒤로 하고 엄마의 몫이 되어 절름발이 양육이었던 볼 수 있다. 공부 욕심만 땅에 내려놓는다면 아이의 다른 끼와 재능도 찾을 수 있다. 부모는 아이에게 맞는 놀이와 일을 찾아 행복하게 살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 행복하기 위해 태어났으니까.


코로나가 주문하는 기본 틀은 간단하다. ‘단순하게 살아라는 것이다. 억지공부 대신 재미를 찾아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 스펙 쌓기보다 어려서부터 아이만의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즐길 수 있는 것을 찾아 스스로 배우며 잘하는 걸 전문화하다보면 아이 특유의 스토리가 장착된다. 15년 정도 자기 분야를 갈고 닦으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 박지성이나 김연아가 이룬 쾌거는 온니원이었기에 가능했으며 전문가가 되기 위한 시간 투자와 열정이 있었기에 이룬 쾌거다. 남과 다르게 키워야 남다를 수 있다.


언택트 코로나 시대에 할 수 있는 것은 오히려 더 많아졌다. 그간 마음에만 두고 시간에 쫓겨 하지 못했던 일을 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알게 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노을빛의 황홀함을 경이롭게 바라볼 줄 알게 하자.


인간은 자연인으로 자연의 품에서 안정을 찾고 모든 시련을 내려놓고 심신의 평안을 얻는다. 감성이 돋아 시도 쓰고 소설도 쓰며 풍요로운 자신을 설계할 수 있다. 미래학의 아버지 토머스 프레이는 교육 시스템을 대체할 여러 대안 교육 방식을 예로 들었다.


어떤 사람이 책을 썼다면 그것도 대학 학위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영화나 다큐멘터리, 비디오 게임을 제작한 경험도 교육 과정이 될 수 있다. 이런 즉각적인 경험들은 대학 학위만큼의 학습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미래 인재 육성의 해법은 유용성이 높고 낭비도 적은 방식으로 변화할 수밖에 없다는 걸 알려준다. 따라서 토론과 질의, 놀이와 걷기 운동 등으로 감성의 문을 활짝 열어줘야 한다. 게다가 호기심은 평생 공부의 시발이니 그 싹을 자르지 말고 조심스레 보살펴 키워야 한다.


성공지상주의에서 실패는 적이었다. 창의와 융합을 중시하는 미래인재에게는 스스로 문제 해결 능력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수를 용인하는 부모와 어른, 사회가 필요하다. 창발적 사고는 실수를 등에 업은 자만이 누리는 고뇌의 산물이다. 부모부터 실수를 너그러이 여겨야 할 대목이다.”


미래 교육의 새 패러다임 '에듀테크'

 

-코로나19로 모든 분야에서 패러다임의 변화가 예고되는데 언택트 시대 교육 분야를 전망한다면.


에듀테크란 교육과 디지털 기술과의 만남, ‘Education+Technology’의 합성어로 EduTech라고 불린다. 핀테크와 함께 피할 수 없는 패러다임이다. 유럽, 영국, 미국, 네덜란드, 에스토니아 등은 발 빠른 행보로 코딩교육, 메이커, 기업가 정신과 에듀테크를 큰 줄기로 맞춤형 교육, 저비용 서비스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미 홍정민 저자는 에듀테크의 전망과 필요성에 대해 말했다. 에듀테크가 나아갈 세 가지 방향으로 교육의 대중화, 교육 효과의 극대화, 교육과 실생활의 결합을 꼽는다. 에듀테크가 가져올 교육 혁명 여섯 가지를 꼽자면 교사의 인공지능 로봇으로 대체와 현실보다 실감나는 가상 교실의 등장이다.


학생이 교사가 되고 교사가 학생이 되는 세상이며 전통적 학교의 종말을 예견한다. ··수 및 암기과목 중심에서 벗어난 교육 과정의 변화가 일어나며 게임과 교육의 결합으로 재미있는 교육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언택트 시대에 교육 분야의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즉 학생 스스로 집에서 인터넷으로 이론학습하고 학교에 가서 실습과 질의, 토론하는 식이다. 즉 자기구조화 학습을 할 수 있다. 그 역할을 에듀테크가 주도할 것이다. 미국 미네르바 스쿨이 대안대학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국형 미네르바 스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이는 대학 4년 과정이 더욱 빛을 잃을 것이다. 장기간 배우고도 사회에 나오면 구닥다리 지식일 뿐이다. 우리는 어제 배운 지식도 폐기 처분할 세상에 살고 있다. 평생학습의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대비해 산학협동 학습 프로젝트를 꼽을 수 있다. 어려서부터 메이커, 기업가 정신을 길러 프로슈머의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프로슈머란 생산과 소비를 스스로 할 수 있는 형태를 말한다. 3D프린트가 그 요체다. 교육이란 사회가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는 데 목적이 있다. 시대에 맞는 인재를 양성해야 나라도 부강해지고 경쟁력도 생긴다.


앞서 말한 구글 미트나 줌처럼 화상으로 하는 비대면 학습은 언택트 시대가 낳은 대혁신 중 하나다. 과거의 칠판과 차트 등이 사라지고 인공지능이 대신하니까. 교수도 조교도 인공지능으로 대체할 수 있는 시대에 가르치고 배우는 사람의 입지가 과거와는 완연히 다르다.”


-저출산이 심각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까지 덮치면서 정부의 교육 정책 방향에도 변화가 필요해 보이는데 당국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 또한 저출산 고령화에 많은 관심을 가진 1인이다. 인구절벽이 심각한 우리나라 작년 합계출산율이 0.918명으로 떨어졌다. 합계출산율이란 한 여자가 가임기간(15~49)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게다가 코로나로 직장 얻기도 힘들고 결혼도 포기하는 등 저출산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유엔에서는 2500년대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나라를 한국으로 꼽았다. 프랑스나 핀란드가 악명 높은 저출산 국가에서 벗어난 이유에는 육아 정책이 한몫했다. 그들은 출산과 양육을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국가 차원의 문제라고 보고 장기 플랜의 출산장려정책을 추진해 성공했다.


저출산 대책으로 첫째, 아이 양육의 실질적 도움이 필요하다. 둘째, 해외 이민자 정책을 들 수 있다. 함께 어울려 색다름의 다양성을 표출하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다문화 사회에 대한 편견, 자기 문화만의 고집을 버려야 가능한 일이다.


어려서부터 색다름은 차별이 아닌 특색으로 간주하는 문화가 절실하다. 셋째, 정신적 공감대 형성이다. 왜 저출산이 심각하며 어떤 점이 나쁜지 그로 인한 나 자신의 피해는 어느 정도 일지를 알아야 공감할 수 있다. 공감하면 인식이 변하고 행동도 변하게 된다.” 

 

-코로나19 이후 일상과 삶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


코로나 전과 후 많은 변화가 생겼다. 먼저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코로나로 인해 좀 더 살림에 신경을 써야 했다. 가정 살림을 대충 대충하던 제게 장애물이 생긴 셈이다. 코로나 창궐 초창기에는 적응이 안 돼 심신이 피로했다. 좀 더 청결해야 하고 밖에서 들여온 물건도 일일이 닦는 등 병이 날 지경이었다.


생전 싸지 않던 남편 도시락까지 준비하고 생필품도 마련해야 하니 에너지가 소진됐다. 만남도 자유롭게 못하고 비대면으로 대신해야 했다. 다행히도 코로나는 후속 장치인 비대면으로도 가능 장치를 마련해 놓은 뒤 나타난 현상임을 깨달았다. 만약 중세 유럽의 페스트가 창궐하던 시절이라면 소통의 부재에서 오는 단절의 두려움, 물품 대혼란 등으로 갈등이 더 심해졌을 것이다.


대외적으로 달라진 점은 우선 대면 강의가 없고 미팅이나 교육 등이 줄었다. 대신 SNS 소통은 늘었다. 구글 미트나 줌을 이용해 학업이나 회의를 화상으로 진행한다. 새로운 풍속도인데 익숙해질수록 편리성도 많다. 오가는 시간도 절약하고 집중할 수 있으며 질문을 더 많이 할 수 있어 좋다.


6월 핸드폰책쓰기협회의 발족과 비대면 책 출간의 기회는 혁신적 글쓰기의 계기가 됐다. 뜻 깊게도 협회 홍보본부장 역을 맡아 언택트 시대의 창작 활동과 코칭에 일조한다는 점에 긍지를 갖고 있다. 게다가 가장 큰 변화는 ‘3060 시니어 연구원의 발족이다. 100세 시대를 맞은 시니어들의 행복과 비전을 준비하는 곳이다.”


-’3060 시니어 연구원의 목적이나 배경은 무엇인가.


“‘3060’은 제 고유 트랜드다. 흔히 2060은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3060’이란 경제 수명으로 볼 때 90살까지를 말한다. 요즘 대개 30대 초반에 직장을 얻어 60년을 여러 일을 하며 90살까지 활동한다는 뜻이다. 60대에 퇴직한 사람도 30년을 더 경제 활동해야 한다. 이제 고령화를 넘어 초고령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초고령화 사회는 유엔 기준에 따라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20% 이상인 사회를 말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5년이면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1/5을 차지한다는 전망이다. 과거와 달리 지혜와 부를 겸비한 멋진 시니어들은 골든 그레이로 보다 자유롭고 활기차게 노년을 즐길 수 있다. 하나의 걸림돌은 디지털 문맹이다.


요즘 세상에서는 문자를 읽을 줄 안다고 까막눈을 벗어난 것이 아니다. 디지털 세상에서 리터러시(literacy: 문해력)는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유치원생이 글을 깨쳤다고 신문 기사나 보험 계약서를 이해하고 사회생활을 해나갈 수는 없는 것처럼 우리가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를 사용한다고 해서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 능력을 갖춘 것은 아니다.


불행히도 우리나라 성인 문해력은 OECD 국가 중 하위권이다. 요즘 조부모가 육아를 담당하는 비율이 70%나 된다. 보건복지부의 '2015년 전국보육실태조사'에 따르면 1세 미만 영아가 있는 여성의 70%가 자녀를 양육하는 데 있어 아동의 조부모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뼈 속부터 디지털 세대인 손자녀를 돌보는데 디지털 역량을 도외시할 수 없다. 뿌리 교육인 아동 교육도 중하지만 그 아이를 양육할 할머니, 할아버지의 디지털 역량 강화 또한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코로나 위기에 인생을 살아갈 기본 틀을 더 공고히 할 수 있다. 아이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되 처해진 환경에서 대화하며 의견을 묻고 스스로 꿈을 지어내게 도울 수 있다. 인간 근원의 질문인 내가 누구이며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미래의 삶을 설계할 기회다. 남이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닌 스스로 선택해 신념을 갖고 꾸준히 연마하는 학습력을 길러 줄 때다.


여태껏 과외나 학원 등 떠먹여 주는 교육이었다면 자기주도적 학습과 삶으로 미래의 주인공이 될 기회를 축적할 기회다. 미래인재는 창의와 협력, 따스한 리더십을 갖춘 사람이다. 사람의 가장 큰 가치인 건강과 인성도 빼놓을 수 없다. 가장 좋은 방법은 놀기와 걷기다. 지덕체에서 체덕지로 바꿔야 한다.


공부보다 일상에서 얻는 지혜가 더 크다. 많은 경험과 역경으로 자립심을 강화시킨다. 자식을 키우는 건 홀로 서게 하기 위함이다. 홀로서기에는 정신적 자립과 경제적 자립을 포함한다. 그렇지 못하면 40살이 되어도 부모 곁을 맴도는 신캥거루족이 된다. 자립은 부모에게도 해당된다. 자녀와의 거리 두기도 연습이 필요하다. 자녀가 부모의 소유가 아니니까.


미래 인재상이 바뀜에 따라 과거의 교육이념으로는 미래를 감당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특히 입시와 대기업 취업에 목을 맨다. 명문대학 가기 혈안으로 사교육 병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자식 교육으로 허리가 휘고 노후 준비는 뒷전이다. 이는 저출산의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독일은 OECD학업성취도는 중하위권이지만 절대 선행학습을 시키지 않으며 생각하고 협동할 수 있는 교육을 시키는 나라다. 독일은 3(시험, 등록금, 사교육) 정책으로 선취업 후교육의 모델을 만들었다. 고교 졸업 후 적성에 따라 곧바로 취업 후 학업을 잇는 형태다. 맹목적으로 학업을 하는 우리와 대조를 이룬다.


변화의 시기에 변하지 못하면 도태한다. 무늬만 교육일 뿐 미래 인재 양성에 포커스를 맞추지 못한다면 말짱 도루목이 된다. 시험 도사 국화빵만 양산해내는 미래에 쓸모없는 교육을 한다면 시간 낭비, 돈 낭비이며 국가 재난의 단초라 생각한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후손이 밥벌이하게 만들어야 하는 데 세금이 가치 있게 쓰이지 못한다면 큰 손실이다. 정책당국은 수요자인 학부모의 바램, 선생님의 입장, 배우는 학생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 보다 건설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안목으로 정책을 수립하길 기원한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로 나라의 흥망을 주도하는 잣대이니까.”









[스페셜 인터뷰]‘소통 전도사’ 안만호 “공감하고 소통하라”
[KJtimes=견재수 기자]“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변화는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을 자라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 공감과 소통이 어려워진 것이다.(공감과 소통의) 의미가 사라지고 충동만 남게 됐다.” 한국청소년퍼실리테이터협회(KFA: Korea Facilitators Association)를 이끌고 있는 안만호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사회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또 이제 공감능력 없이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비대면 사회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소통 전문가로 통하는 안 대표는 “자신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며 공감하고 소통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스마트폰이나 SNS, 유튜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사회성은 경험의 산물이 아니라 지식의 산물이 되어 버렸다”며 “요즘 인간의 탈사회화가 진행되는 것에 비례해 인간성의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사태는 사회적 거리를 두더라도 우리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체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이자 연대라는 점이 더욱 분명하게 밝혀졌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