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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못다한 이야기들⑨] 소설가 이상우…학교도 안 가고, 출근도 아니하고 ‘즐거울 수가!’

추리소설가협회 이사장 이상우

 

[KJtimes]“아이고! 선생님, 미인이네요. 시집은 언제 가능교?”


손자가 집에서 원격수업을 받고 있는 것을 지켜보던 60대 할머니의 말이다. 할머니 말이 온라인을 타고 공부하고 있는 반 전체에 중계되어 수업하고 있던 모든 학생들이 다 듣고 모두 배꼽을 잡고 웃었다. 처음 해보는 온라인수업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던 학생은 물론 지원하기 위해 둘러앉은 어머니, 아버지, 누나, 동생 모두 폭소를 터뜨렸다.


시골에 있는 필자의 동생네 집에서 일어난 일이다. 코로나 때문에 등교를 못하는 전국 초중고 학생 500여만 명이 단계적으로 원격수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동생네는 그 흔한 IT 문명과는 거리가 먼 집이다. 할아버지는 농사를 짓고 아들은 가까운 읍내에서 이발소를 운영한다. 그런데 코로나19가 세계를 휩쓴 이후 모두 상당 기간 집에 갇혀 살아야 했다.


제일 시급한 일은 초등학생인 손자와 손녀의 원격수업 문제였다. 마침 아버지도 가게 문을 닫아 집에서 지내게 되었다. 그래서 온 집안 식구가 손자 남매의 원격수업 도우미가 되어 난리 법석을 피우고 있는 판이다.


처음 원격수업을 시작했을 때는 아버지와 손자가 읍내에 가서 단단히 교육을 받고 왔지만 첫날부터 전쟁이 시작되었다. 아버지가 읍내서 빌려온 노트북으로 그동안 익힌 실력을 발휘해 보았지만 제대로 연결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구세주가 나타났다. 서울에서 대학 강사를 하고 있는 삼촌이 내려온 것이다. 삼촌은 생전 처음 들어보는 용어로 온 식구들에게 사전 교육을 했다.


나라가 생긴 이래 처음 하는 짓이라 학생, 학부형, 선생님 할 것 없이 모두 긴장해서 쩔쩔맸어요. 하지만 익숙해지면 세상에 둘도 없는 요술 상자가 열리는 것이지요.”


삼촌의 설명도 처음에는 어렵기만 했다.


원격학습에 사용되는 온라인 시스템은 ‘e학습’, ‘EBS 온라인클래스와 학급 커뮤니케이션 위두랑핸드폰 등이지요. 이것을 구글, 네이버 같은 포털을 동원해 사용하기도 해요.”


그러나 이 낯선 수업은 원활하게 이루지기가 쉽지 않았다. 삼촌도 대학교 수업을 온라인으로 했기 때문에 처음엔 난감했다고 한다.


교재를 만들어도 강의를 녹화하는 게 장난이 아니었어요. 다음 화면 넘어가기가 제일 어려웠어요.”


삼촌 덕분에 동생네 집은 새로운 시대를 맞게 되었다. 초등학생뿐 아니라 중·고등학생을 둔 집안에서도 이런 사정이 전국적으로 비슷했을 것이다. 어떤 집에서는 아버지가 휴가까지 내고 아들의 가정 수업 도우미가 되었다고 한다.


동생네 집은 새로운 원격수업 시대를 맞아 집안 전체를 리모델링까지 했다. 읍내 중고품 시장에 가서 컴퓨터용 책상을 사고 중고 태블릿도 구입했다. 거실의 소파는 치우고 초등생과 중학생 남매의 책상에 칸막이를 쳐서 임시 교실을 만들었다.


안방은 도서관과 온라인 자료실로 변했다. 마당은 간단한 운동기구를 설치하여 쉬는 시간을 이용한 체력 단련장으로 바뀌었다. 수업이 시작되면 아버지가 옆에서 1분 대기조로 수업의 돌발 상황에 대비하고 어머니는 삼시 세끼 식사를 해대느라 바쁘다. 하루 세끼 꼬박꼬박 일곱 식구의 식사를 해대자니 보통 고생이 아니었다.


매일 똑같은 식단만 내놓을 수 없기 때문에 날마다 머리를 짜서 식단을 바꾸는 노력을 계속했다.


이러다가 내가 먹방 가게 명인이라도 되는 것 아닐까?”


어머니가 이마 땀을 닦으며 농담을 던졌다. 모두가 코로나19의 재앙이 몰고 온 진풍경이었다. 이런 풍경은 전국의 선생님 가정에서도 일어날 것이다. 수업할 온라인 교재 45분짜리를 만들기 위해 대여섯 시간을 컴퓨터나 노트 북, 태블릿, 혹은 핸드폰과 씨름해야 한다고 한다.


처음 해보는 일이지만 아이디어가 속출했다. 선생님이 학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별별 아이디어를 다 동원했다. 수업을 시작하기 전 아이돌 흉내를 내는 춤을 한바탕 춘다든지, 펭수가 인사말 하기, 알파카 인형 도우미, BTS 노래에다 트로트를 한 곡조 뽑기도 했다.


교재를 만드는 일이 IT에 능숙한 선생님에게는 실력을 발휘할 기회가 되지만, 대부분 선생님은 난감하다고 한다. “PPT를 이용하는 게 제일 좋아”, “아니야, 그래도 ZOOM이 편한 것 같아.” 컴퓨터를 잘 다루는 식구들이 모여앉아 머리를 짜내기도 했다.


이제 전국에 온라인수업뿐 아니라 재택근무가 대세로 된 직장인들에게도 원격근무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학교나 일반 직장뿐 아니라 병원 진료나 치료에도 원격 바람이 솔솔 불고 있다.


코로나19 비상사태 이후 2~3개월 사이 원격진료가 10만 건 이상 이루어졌다고 한다. 일부에서 걱정하던 사고는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서울 한 병원에서는 175km가 떨어진 경북 어느 마을의 환자를 진료해 성과를 보았다는 사례도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원격진료가 실현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코로나 사태 이후 11억 명의 원격진료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중국의 원격진료 시장은 480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원격진료가 전 국민을 상대로 이루어지고 있다. 원격진료의 세계 시장은 37조원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허락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임시 허락되고 있다. 의학계에서 여러 가지 위험 요소를 들어 맹렬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일부 경제단체나 시민단체 등에서는 원격진료제의 도입을 적극 찬성하고 있다. 직장에서도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있다. 대면 문화나 도장 문화가 관습이 된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그나마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세상은 많이 달라졌다. 여기에 적응하지 못하면 개인이고, 국가고, 살아남지 못한다. 우선 학교 수업제도를 확 바꿀 필요가 있다. 원격수업을 활용하기 위해 등교, 방학 등 교육 전반에 대한 제도를 개혁할 필요가 있다.


등교 일수를 지금의 반으로 줄이고, 반은 원격수업을 하게 하면 어떨까. 날씨가 춥거나 더운 날은 6개월 이상 원격수업을 하고 날씨 좋은 봄가을은 방학으로 마음껏 뛰놀고 즐기게 하면 어떨까.


교육 경비도 훨씬 적게 들고 학생들도 자기계발의 기회를 많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뿐 아니라 일부 특권층이나 누리는 강남 고액과 외도 잘하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강남 스타강사의 강의를 전국에서 누구나, 산골 학생도 화면을 통해 듣고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코로나19 이후의 시대는 학교나, 직장, 의료 등에서 원격생활이 보편화되어 정말 평등하고 즐거운 세상이 열릴 것이다. 그러나 이런 조건을 만들려면 집에 오래 머물게 되는 학생을 누가 보살피느냐 하는 난제도 해결해야 한다.


이렇게만 되면 교육비용, 과외비용, 질병 치료비, 교통비 등이 훨씬 적게 들고 개인에게 주어지는 황금 같은 시간도 엄청나게 늘어나 우리들 생활은 더욱 즐겁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약력 : 이상우]


-언론인


-전 한국일보·서울신문·국민일보 등에서 편집국장 및 대표이사 역임


-추리소설및 역사소설 400 여 편 발표


-대한민국 문화포장.

 








[공유플랫폼 노동시장의 민낯③] 해외 각국 플랫폼노동 정책 ‘타산지석’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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