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아르바이트(이하 알바)도 직업인 시대가 됐다. 시간당 시급제로 일정 기간 동안 일을 하고 그 시간만큼 계산해서 돈을 받는다.
이마저도 최저 임금 상승 여파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알바 일자리가 급감, 일반 직장의 취업난 못지않게 알바 구하기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어렵사리 알바를 구하고 나면 그 이후부터는 고용주와 손님들의 ‘갑질’이 알바들을 힘들게 한다. 이렇다 보니 한 달을 버티지 못하고 알바를 그만두는 사례도 수두룩한 실정이다.
최근 현역 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A씨는 내년 3월 대학 복학을 앞두고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고 있다. A씨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15군데에 이력서를 냈는데 이 중 1곳인 편의점에서 두 달째 알바를 하고 있다. 하지만 고용주의 갑질과 폭언에 알바를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A씨가 속내를 털어놨다.
A씨는 “최근 몇 달 사이 그만둔 알바만 수십 명이라고 (전 알바로부터) 들었다”며 “코로나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 알바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인데도 그만둘 정도면 (점주의) 횡포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시급 8590원을 받고 하루 7시간 일을 하는데 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참을 수 있지만 (편의점) 점주의 갑질과 폭언은 정말 참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해당 편의점주는 근로기준법상 1주일 동안 15시간 이상을 일하면 지급해야 하는 주휴수당도 주지 않고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근무 시간 중에는 의자에 앉지도 못하게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고용주에 의한 알바 착취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코로나19로 일자리가 급감하면서 부당한 처사를 당해도 참고 일하는 알바들의 피해 사례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게 A씨의 설명이다.
점주의 횡포 못지않게 손님들의 갑질도 알바들을 이중으로 힘들게 하고 있다.
A씨는 “대한민국에서 알바로 일한다는 게 쉽지 않은데 얼마 전에 계산을 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하자 중년의 여성 손님이 ‘제대로 교육을 받고 하는 것이냐’면서 윽박을 지르며 점주를 찾기도 했다”면서 “편의점에서 일을 하다보면 심심찮게 겪는 일이고 취업난 때문에 알바를 할 수 밖에 없는 청년들도 많은데 그들에게는 상처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자리는 시대에 따라 변화와 이동을 거듭해왔다. 한때 평생직장이 미덕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세상이 급속도로 변화하면서 평생직장 개념은 사라진지 오래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고 전통산업이 쇠락하면서 평생 직업이나 평생 취업도 점점 퇴색해가는 양상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시대가 가속화하면서 평생 자유업으로 일자리 개념이 빠르게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플랫폼노동 시장의 확대다. 코로나19발 실업대란으로 인해 정규직은 고사하고 비정규직도 구하기 쉽지 않은 세상이 됐다.
비대면 사회로 전환되면서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노동, 온라인 노동이 빠르게 급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배달업, 각종 대행서비스 같은 분야를 꼽을 수 있다. 문제는 플랫폼 노동자들의 대부분이 계약직이거나 임시직이라는 점이다. 이렇다 보니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기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플랫폼 노동자들은 독립계약자나 프리랜서 성격이 많아 근로기준법이나 사회보장은 물론 노동안전의 사각지대에 노출돼 있다. 시대적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면 지금부터라도 플랫폼 노동자들의 안전과 안정된 생활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앞서 사례로 든 A씨 같은 청년들이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꿈꿀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인 공감대 형성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지난 2017년 근속연수가 1년이 되지 않는 신입직원도 최대 12일의 유급휴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근로기준법개정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를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