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공유경제’라는 새로운 경제방식의 등장은 산업 생태계를 뿌리째 흔들어 놓고 있다. 공유경제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내가 소비해야하는 형태가 아니라 다수가 서로 공유하는 방식으로 대량소비로 대변되는 자본주의 경제와 대비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자본주의 경제의 특징은 소유와 대량생산인데 결국은 자원이 고갈될 수밖에 없다. 이에 반해 공유경제는 환경오염 및 자원 고갈에 대한 우려 속에서 ‘공유’라는 합리적인 방식을 통해 자원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각광을 받고 있다.
또한 자본주의는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경쟁을 하지만 공유경제는 가치 창출을 주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공유경제는 2010년 이후 연평균 80% 이상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전 세계가 주목하는 메가트랜드 시장으로 발돋움했다. 글로벌 스타트업 기업의 50%가 공유경제를 대표하는 업체다. 물건과 교통, 장소, 지식공유로 범위는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향후 공유경제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 오는 2025년 약 400조((3350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공유경제의 확산 배경으로는 환경 경제적 위기와 기술의 발달로 합리성과 가치를 추구하는 소비층이 확대 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진화하는 공유주방 각양각색
이런 가운데 여러 사람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도록 주방 공간을 공유하는 ‘공유주방’(주방 설비와 기기가 갖춰진 조리 공간을 대여하는 서비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다른 공유경제 분야와 달리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급성장하며 폐업이 속출하고 있는 자영업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로 꼽히고 있다.
공유주방의 시장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식당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배달 주문을 기반으로 한 공유주방업체가 급증, 새로운 외식업 창업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배달형 공유주방이 가장 빠른 확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 공유경제 활성화와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한 공으로 경기도 지사 유공 표창을 받아 주목 받고 있는 영영키친의 조영훈 대표는 최근 성남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열린 공유경제 온라인 포럼에 패널로 참석해 공유주방의 성장 배경과 비전을 제시했다.
조 대표는 “공유주방이 확산하게 된 배경에는 소비자의 인식변화와 유통채널의 변화로 온라인 식품시장이 폭풍성장하게 된 이유도 있다”며 “요즘 HMR(Home Meal Replacement)이라는 ‘가정간편식’이 인기인데 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변화되면서 HMR의 시장 속도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증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식품 온라인 시장이 커짐에 따라 공유주방이 생겨나기 시작했다”며 “저희 또한 배달형 공유주방과 식품제조형 공유주방으로의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변화와 유통채널의 변화 및 성장은 온라인 식품시장 성장으로 이어져 무점포 소매업이 주목을 받으면서 ‘식품제조형 공유주방’이 생겨나고 있다. 이 경우 시간과 과정의 간편성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에 신선한 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가 충족된 결과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그는 공유주방 확산 배경의 두 번째 요인에 대해 “배달음식 시장의 성장과 배달음식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긍정으로 변화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며 “이런 소비자들의 변화는 ‘홀’이 필요 없는 식당으로 이어졌고 배달형 공유주방이 생기게 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배달음식의 인식변화, 편리함, 다양한 음식 경험, 시간과 비용의 경제성이 복합적으로 작용, 배달음식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1~2인 가구의 증가와 배달앱의 진화는 배달음식 시장 성장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2017년 11월 총 가구가 처음으로 2000만 가구를 돌파했다. 이 중 1인 가구는 약 562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8.6%에 달한다. 1인 가구는 꾸준히 증가해 올해 600만 가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1인 가구의 외식과 배달 지출 비중은 식비의 55.1%로 조사됐다. 하루 약 170만 가구가 이용하는 배달앱 성장으로 대형프랜차이즈는 자체 앱 개발에 나서는 등 배달앱의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조 대표는 “배달앱의 진화로 공유주방이 많이 생겨났고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 등 정말 많은 (배달)앱들이 생기고 있다”면서 “전단지를 통한 주문이 아니라 플랫폼을 통한 간편 주문 급증이 공유주방이 보다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배경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3년 내 자영업자 폐업률은 90%다. 10곳의 음식점이 창업을 하면 9곳은 폐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은퇴 이후 취업 대신에 택한 창업의 경우 외식업이 많고 제대로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창업하는 사례가 늘면서 폐업으로 인한 손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와 관련 조 대표는 “공유주방은 보다 낮은 창업비용으로 창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폐업으로 인한 리스크를 많이 줄일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현재 공유주방을 통한 창업이 많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일례로 ‘백화점 푸드코트’와 ‘공유주방 영영치킨’의 차이점을 보면 영영키친의 경우 공간 공유를 통해 시설비를 절감할 수 있다. 아울러 공유주방에 입점한 사람들끼리 서로가 서로를 돕는 형태인 협업이 가능하다.

이렇다 보니 1인 창업이 힘든 외식 시장에서 1인 창업이 가능한 환경을 공유주방이 만들어 주고 있다는 게 조 대표의 설명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공유주방 사업이 성장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게 그의 얘기다.
조 대표는 “수도권 인구 비중은 50%로 음식서비스 중 배달서비스는 세계 1위이고 배달음식의 시장 순위는 세계 4위”라며 “성인의 95%가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에 따른 배달음식 규모는 2023년 90억 달러{한화 10조8000억원)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국내외 기업 ‘공유주방’ 시장 선점 경쟁
공유주방은 조리 설비, 공간 대여로 시작해 부가되는 서비스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홀’을 없애 비용을 줄이고 배달시스템을 기반으로 운영하는 음식점들에게 독립된 주방 공감을 제공하는 형태의 ‘배달 전문 공유주방’을 비롯해 주방이 포함된 유휴 공간을 예약제로 제공하는 형태로 친구나 지인들끼리 모여 요리하고 저녁시간을 즐기고 싶을 때 예약하는 ‘주방이 포함된 공간 대여’가 있다.
또 미국의 대표적 공유주방업체인 ‘키친 유나이티드’, ‘키친 타운’의 형태로 외식업 창업자들에게 시간대별로 공간과 도구를 제공하는 형태인 ‘타임형 공유주방’, 창업을 하고자 하는 입점주에게 주방을 대여하는 것은 물론 음식 사업에 필요한 기본 교육을 제공하는 ‘제조형 공유주방’이 있다.
공유주방의 시초는 미국의 ‘유니온키친’(Union Kitchen)이다. 이 업체는 1980년대부터 구전으로 유명해지다 2010년대 스마트폰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급성장했다. 미국에서 시작된 공유주방은 해외에선 이미 유망사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유니온키친의 경우 쿠키 전문점의 주방 공유로 사업을 시작해 현재는 유통센터까지 갖춰 300여개 업체의 창업을 지원해왔다.
승차 공유로 유명한 우버의 창업자 트레비스 캘러닉은 2018년 한국을 방문해 자신의 신규 사업인 ‘클라우드키친’ 비공개 사업 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클라우드키친이란 인도에서 먼저 등장한 서비스로 공유 가능한 주방을 사용하며 배달을 하지 않는 레스토랑이 그 레스토랑이 입점하지 않은 지역에서 가상의 지점을 내고 배달 서비스를 하는 것을 말한다.
캘러닉은 클라우드키친을 ‘제 2의 우버’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로 지난해 한국에 진출했다. 캘러닉은 클라우드키친 자체 브랜드로 한국 시장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한국의 공유 주방 스타트업인 '심플키친'을 인수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캘러닉의 이러한 공격적인 투자는 아직 시작 단계에 있는 국내 공유주방 시장을 빠르게 선점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국내 기업으로는 심플프로젝트컴퍼니가 ‘위쿡’이라는 브랜드로 2015년 ‘공유주방’이라는 개념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위쿡은 주방 설비와 기기 등이 갖춰진 공간을 여러 요식업 스타트업·사업자들에게 구역과 시간을 나눠 공유하거나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위쿡은 2015년 10월 서울 삼성동에 첫 오픈했으며 이후 국내에 공유주방이 확산됐다.
같은 해 공공기관인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청소년키움식당’을 도입했다. 청년 외식창업 인큐베이팅 사업인 ‘청년키움식당’은 외식분야 예비 창업자들에게 사전에 매장 전반에 대한 운영 기회를 제공해 창업에 대한 사전 준비를 통해 실패 부담을 줄여주고자 2017년부터 농식품부와 aT가 추진해온 사업이다.
한편 조 대표는 지난 2009년을 시작으로 여러 외식사업을 시작했고 2018년도에는 카카오톡을 활용한 ‘포인트 적립 프로그램’을 런칭해서 전국적으로 사용 중에 있다. 그리고 2019년 3월 ‘주식회사 영영키친’이라고 배달형 공유주방을 설립했다. 2019년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에서 경기도 우수 공유기업으로 선정됐고 현재까지 후속지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