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네 번째 연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셀프연임을 정당화하고 장기집권을 할 경우 금융 혁신 저해와 금융산업 리스크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김한정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남양주을)은 정무위의 업무보고 질의에서 일부 금융지주회장의 4연임 움직임을 경고했다.
김 의원은 “최근 일부 금융지주회장이 4연임을 추진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면서 “경영능력이 뛰어나고 경험이 많은 분이 조직의 리더로 성과를 올리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셀프연임을 정당화하고 지배구조의 결함을 악용해 장기집권을 할 경우에는 금융혁신을 저해하는 등 금융산업의 리스크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 정면 겨냥한 인물은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으로 풀이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2012년 회장에 오른 이후 2015년과 2018년까지 내리 연임에 성공하며 9년째 하나금융그룹의 수장을 맡고 있다.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김 회장과 윤종규 회장(KB금융)이 3연임을, 조용병(신한금융) 회장과 손태승(우리금융) 회장은 2연임 중이다. 김 회장은 지난 15일 열린 하나금융 회장추천위에서 차기 회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물론 심층 면접을 비롯한 여러 절차가 남아 있긴 하지만 금융업계에서는 김 회장의 4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것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가 쏠리는 모양새다.
이날 정무위 업무보고에 참석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문제는 원칙적으로 금융회사 스스로 결정해야 할 문제이며, 금융위는 선임 절차가 법규에 합당한지, 금융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는 지에 대해 판단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금융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 직후 김 회장의 4연임은 더욱 유력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과거 최흥식 전 금감원장이 김 회장의 3연임을 비판할 때와 사뭇 다른 풍경이다.
김한정 의원은 “금융산업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나 지배구조의 결함으로 실력 있는 인사가 오해를 받는 일이 없도록 금융회사 지배구조의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금융위의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