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공유 킥보드 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전동 킥보드 같은 개인형 이동장치(PM)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주춤하지만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큰 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공유 킥보드는 2018년 9월 올룰로가 내놓은 ‘킥고잉’을 시작으로 커지기 시작했다. 쏘카가 지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나인투원의 ‘일레클’에 이어 2019년 미국의 ‘라임’과 싱가포르 ‘빔’ 등 글로벌 기업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며 급성장했다.
현재는 빔과 씽씽, 알파카, 지쿠터, 다트, 디어, 스윙, 윈드, 일레클 등 14개 국내 킥보드 업체가 활약하고 있다. 14개 업체는 스타트업 단체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산하 퍼스널모빌리티산업협의회(SPMA)에 소속돼 있다.
현재 국내 전동 킥보드 기기는 개인과 공유를 포함해 약 60만 대에 달한다. 시장 규모는 총 3362억2000만 원으로 추산된다.
SPMA 회원사가 운영 중인 공유 킥보드는 9만1028대다. 수도권 61.1%, 영남권 19.8%, 호남권 9.9%, 충청권 9.2% 등이다. 나머지는 개인 소유다.
이처럼 개인형 이동수단 시장이 급성장하게 된 이유는 버스나 택시 등 교통수단을 대체하는 수단으로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동 킥보드의 최고 운행속도는 25㎞ 미만으로 나쁘지 않다. 특히 버스와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보다는 언택트 교통수단으로 전동 킥보드는 인기를 얻었다.
저렴한 요금도 장점이다. 국내에서 운영 중인 전동킥보드 공유업체는 처음 5분간 기본료는 500~1000원이다. 이후 분당 100원의 이용 요금을 적용한다. 5㎞ 내외의 거리를 이동하게 되면 2000원 정도다.
◇몰려드는 중국산 전동킥보드…한국 시장 잠식
편리함 덕분에 전동 킥보드 시장은 급증하고 있지만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중국산 제품 탓에 국산 제품이 밀려나고 있다.
시중에 유통되는 전동킥보드 제품 대부분이 중국산이다. 국산 제품은 100만 원을 호가하지만 중국산은 수십만 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10만 원대 중국산 제품이 나오고 있을 정도다.
이 때문에 부품 불량 등도 발생하고 있다. 소방청의 화재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동 킥보드가 발화기기로 지목된 화재는 39건이다. 2017년 4건에서 2018년 5건, 2019년 10건을 계속해서 늘고 있다.
그러나 중국산 제품의 가격이 워낙 저렴해 운영하는 입장에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전동 킥보드가 고장 나면 고쳐 쓰기보다는 폐기하는 일도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한 국내 전동 킥보드 생산 업체는 중국 제품이 저렴해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며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중국 업체들의 횡포가 우려된다.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국내 공급 제품의 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는 곧 공유 킥보드의 이용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결국 이용자만 피해를 보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국내 기업들이 최고의 품질과 저렴한 가격을 갖춘 제품을 만드는 경쟁력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