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Jtimes=정소영 기자] 한국의 전력 생산에서 화석연료 비중이 사상 처음 절반 이하로 내려앉았다.
태양광 발전의 가파른 성장과 석탄 발전의 급감이 맞물린 변화이지만, 여전히 가스발전에 대한 의존과 재생에너지 확산 속도의 한계가 뚜렷해, 에너지 전환이 선언을 넘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 정책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KJtimes>는 국내의 재생에너지의 현주소와 향후 전망을 짚어봤다.
◆ “한국, 1인당 발전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여전히 세계 평균의 3배”
한국의 전력 생산에서 화석연료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태양광 발전의 급증과 석탄 발전의 급감이 맞물리면서 에너지 전환이 구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가 지난 2일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2025년 4월 한국의 화석연료 발전 비중은 49.5%(21.8TWh)를 기록하며 이전 최저치였던 2024년 5월 50.4%를 경신했다. 같은 기간 전력 수요가 1.4% 증가했음에도 화석연료 발전량은 감소했다.

이번 변화의 핵심은 석탄 발전의 급격한 축소다. 4월 석탄 발전 비중은 18.5%(8.2TWh)로 월간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고, 이는 2021년 같은 달과 비교해 36% 줄어든 수준이다. 이로 인해 전력 부문 탄소 배출량도 670만톤으로 감소하며, 37%의 감축 효과가 나타났다. 다만 가스발전 비중은 큰 변화가 없었다.
반면 태양광 발전은 빠르게 성장했다. 같은 달 태양광 발전량은 4TWh로 전체 전력의 9.2%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2021년 4월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1~5월 신규 태양광 설비도 1.56GW가 설치돼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하며 2년간 이어진 감소세를 반전시켰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기간 “화력발전소는 국가 전체 차원에서 결국 폐쇄해야 한다”며 탈화석연료의 시급성을 강조했고,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도 “한국 기업들이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문명체계를 짜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2024년 기준 한국의 1인당 발전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여전히 세계 평균의 3배에 달하는 5톤으로, 감축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정부, 탈석탄 시점 기존 계획보다 앞당겨 2040년 이전으로 설정해야”
엠버의 선임 데이터 분석가 니콜라스 풀검은 “한국의 전력 구조에서 화석연료의 역할이 점진적으로 줄어들고 있으나, 풍력·태양광·배터리 보급 속도는 주요 선진국에 여전히 뒤처져 있다”며 “이들 청정에너지 기술을 더 빠르게 확산시키는 것이 에너지 안보와 비용 절감을 위한 중요한 기회”라고 분석했다.
기후솔루션 전력시장계통팀 한가희 팀장은 “여전히 재생에너지 확대 속도가 매우 더딘 상황에서,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선 화력발전기의 출력 하향 조치와 재생에너지의 계통 우선 연계를 통해 재생에너지 보급을 보다 가속화해야 하며, 화력발전을 더욱 공격적으로 축소하는 것이 필수”며, “이를 위해 정부는 탈석탄 시점을 기존 계획보다 앞당겨 2040년 이전으로 설정하고, 유연성 자원을 확대해 가스발전 의존도를 조속히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