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유병철 기자] 2003년 초연 이후 9년째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는 뮤지컬 ‘위키드’는 왜 브로드웨이 최고 흥행작인지를 보여주는 공연이다. 공연을 기다렸던 관객들은 공연을 본 후 짜릿함을 느낄 것이다.
‘위키드’는 100년 넘게 사랑받는 프랭크 바움의 명작 동화 ‘오즈의 마법사’를 다시 보고 뒤집어 본다. 도로시가 오즈에 떨어지기 전 이미 그곳에서 만나 우정을 키웠던 두 마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이야기를 풀어간다. 또한 양철 나무꾼과 허수아비, 겁쟁이 사자의 탄생 비화도 보여준다.
이야기는 나쁜 마녀와 착한 마녀로 간단하게 구분 짓고 대립시키는 대신 둘 사이에 얽힌 사연을 풀어낸다. 우리가 나쁜 마녀로 알고 있는 초록마녀가 사실은 착한 마녀이며 착한 금발마녀 글린다는 아름다운 외모로 인기를 독차지하고 싶어 했던 허영덩어리 소녀였다는 기발한 상상이 흥미를 자아낸다.
‘위키드’는 출연진들의 개별적인 퍼포먼스뿐 아니라 음악, 의상, 세트가 너무 멋지다. 엘파바는 강렬한 음색으로 청중을 압도했고, 글린다의 높은 톤은 딜라몬드 교수의 저조의 목소리와 대조를 이뤘으며, 피에로의 보컬 범위는 음악적으로 엘파바와 피에로 사이의 친밀감을 전달했다. 또한 글린다는 청중에게 복잡한 성격을 잘 보여준다.
엘파바의 의상은 강력한 마술사로 평범한 학생에서 그녀의 변화를 반영한다. 법전에서 엘파바는 무딘, 파랑, 버튼 업 코트, 니트 모자를 착용한다. 엘파바가 서쪽 마녀의 역할을 할 때는 검은 관능적인 드레스, 뾰족한 마녀 모자를 착용했다. 글린다는 반짝이는 파란색과 핑크색 드레스를 착용하고, 머리에 꽃을 꽂은 공주가 됐다. 앙상블의 의상도 세분화 됐다.
세트 디자인도 눈에 뛴다. 무시무시한 철제용은 뻗은 오픈 발톱과 날개를 가지고 무대 위에서 관객을 오즈의 세계로 인도한다. 스크린보다 제약이 많은 무대 위에 펼쳐진 에메랄드 시티는 초록빛 환상의 나라를 그대로 눈앞에서 보여준다. 54번의 무대전환과 594번의 조명큐 등 화려하고 놀라운 무대 매커니즘으로 마법 같은 무대를 선사한다.
관객들은 ‘위키드’를 보고 아동 친화적인 쇼라고 느꼈을 것이다. ‘라이온 킹’ 만큼 어린이를 지향했던 것이 아닌 스토리 라인은 성인을 위한 것이다. ‘위키드’는 7월 31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