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필주 기자]경기 침체로 취업문이 좁아졌지만 은행권의 고졸 행원 채용은 오히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과 국책은행 등 국내 주요 은행의 고졸 행원 선발 규모는 작년보다 30%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85명을 뽑은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에만 고졸 신입행원 200명을 채용했다. 입사 직후에는 계약직이지만 2년간 근무하면 정규직 전환 기회를 얻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고졸직원들을 뽑았는데 근무 성적이 좋고 사회적으로도 학력 인플레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 채용을 확대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20명의 고졸 행원을 채용한 신한은행도 올해는 전담텔러 등 140명을 선발했다.
하나은행도 지난달까지 고졸 행원 87명을 선발했고 올해 안에 채용 인원을 133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국책은행도 고졸 행원 채용 활성화에 힘을 보탰다.
농협은행은 특성화고 졸업예정자 100명(채용박람회 선발 10명 포함)을 공채하고 있으며 각 지역 학생들에게 균등한 기회를 주고자 16개 시도별로 채용인원을 할당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67명에서 올해 110명으로 고졸 행원 채용 규모를 늘렸다. 선발 인원에는 지난해와 달리 남자행원도 36명이나 있다. ‘예비 행원’들은 연수를 마치고 12월께 일선 영업점과 정보기술(IT), 시설관리 분야 등에서 일하게 된다.
온라인 예금상품인 ‘KDB다이렉트 뱅킹’을 통해 공격적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 중인 산업은행도 올해 120명의 고졸 신입행원을 선발했다. 지난해의 두 배가 넘는 인원이다. 이 가운데 60명은 다이렉트 뱅킹 전담 인력이다.
각 은행은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어린 행원들이 업무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금융자격증 취득을 지원하고 영업점 체험 행사를 개발하는 등 장기적인 고졸 행원 확대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고졸 행원 채용문화가 잘 정착되면 학생들은 채용에 따른 심리적 안정으로 학업에 더 열중할 수 있다”며 “은행도 학력차별 폐지와 고졸 청년층의 취업기회 보장이라는 사회적 책무를 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