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심상목 기자]국내 자동차 보험 시장에서 1년이 아닌 3년 만기 자동차 보험이 출시를 기달리고 있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창사 90주년을 맞아 3년 만기 자동차보험을 판매하기로 하고 이달 중순 금융감독원의 인가를 받았다.
금감원은 일단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을 3년 만기로만 팔면 고객의 권익이 침해될 우려가 있어 이 상품의 구조를 3년 만기를 기본으로 하되 매년 갱신할 수 있도록 했다.
메리츠와재는 이에 3년 만기로 가입해 매년 자동 갱신하면 자동차보험료를 할인해 고객이 3년 만기를 채울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자동차보험은 1년이 지나면 자동으로 만기가 됐다. 운전자는 기존 손보사를 이용할 수도 있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손보사로 갈아탈 수도 있다.
매년 갱신 때마다 소비자는 보험사 간 보험료를 비교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었다. 손보사들은 기존 고객을 뺏기지 않으면서 타사 고객을 데려와야 해 적잖은 비용을 들였다.
메리츠화재는 그러나 3년 만기 자동차 보험은 이런 두 가지 문제점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매년 자동차보험을 갱신하기 귀찮은 고객을 위해 3년 만기 상품을 업계 최초로 이달 중순에 출시한다”면서 “손보사로서는 단골을 계속 유치할 수가 있어 좋다”고 말했다.
손보업계 5위인 메리츠화재가 3년 만기 자동차 보험을 선보임으로써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등 빅4도 조만간 유사 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1위 삼성화재는 지난해 3년 만기 상품을 개발해 보험개발원의 요율 검증을 얻었으나 금감원의 상품 인가 과정에서 계약관리 부담 등 때문에 인가 추진을 중단한 바 있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메리츠화재가 3년 만기 상품으로 도전장을 던진 만큼 우리도 조만간 다양한 만기 기간을 내건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메리츠화재는 또 이달 중 내놓을 무배당 연금보험 상품도 손보업계에 큰 파문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은 지난 1월 생명보험사에 이어 손보사들도 무배당 연금보험을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무배당 연금보험은 유배당보다 보험료가 10% 싸다.
금감원은 손보사에 무배당 연금보험을 판매하되 사업비를 기존의 3분의 1수준으로 줄이라고 요구했다.
손보사들은 이 사업비로는 설계사 수당조차 맞출 수 없어 팔지 않는 게 낫다며 드세게 반발해 그동안 상품이 출시되지 못했다.
메리츠화재는 손해율 사정 등 내부 검증 작업을 마친 뒤 이달 중에 무배당 연금보험을 출시하기로 하고 금감원 인가까지 받았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고객이 더 싼 가격에 연금보험에 가입할 기회를 박탈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무배당 연금보험 상품을 통해 메리츠화재의 서비스 정신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삼성화재 등 경쟁 손보사들은 메리츠화재의 무배당 연금보험 출시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메리츠화재가 판매를 시작하면 삼성화재 등도 따라갈 수밖에 없어 결과적으로 출혈 경쟁만 생긴다는 생각 때문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수당으로 먹고사는 보험설계사가 무배당 연금보험 상품을 적극 팔기 어렵다”면서 “결국 이 상품은 천덕꾸러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메리츠화재는 획기적인 암보험 상품도 조만간 출시 예정이다.
기존 암 보험은 암으로 확진되면 진단비만 준다.
메리츠화재는 진단비 뿐만 아니라 첨단의료장비로 철저한 암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현물 지원까지 추가한다는 계획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