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삼성전자의 잉여현금흐름이 올해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예측치를 내놓은 183개 상장사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잉여현금흐름 전망치는 8조3658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 기업들의 작년 잉여현금흐름 확정치인 -23조6498억원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이 사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흐름에서 세금과 영업비용, 설비투자 등에 사용한 현금흐름을 빼고 남은 잔여 현금흐름이다. 기업의 실제 자금 사정이 얼마나 양호한지 확인하는 지표로, 회계상으로는 영업활동현금흐름과 투자활동현금흐름을 합해 구한다.
기업별로는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의 잉여현금흐름이 작년 0올해 10조103억원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거의 5.5배로 불어나는 것이다.
현대차도 -2조9316억원에서 3조4709억원으로 증가했다. 기아차는 2조1146억원에서 2조4864억원으로, 현대모비스는 -6927억원에서 1조2554억원으로 늘었다.
전체적으로 올해 잉여현금흐름 전망치가 작년보다 증가한 것은 영업활동현금흐름이 크게 늘어났으나 투자는 제자리걸음을 했기 때문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 올해 전망치는 작년 확정치 96조8079억원보다 44.6%, 43조1525억원 증가한 139조9605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에 -120조4577억원이었던 투자활동현금흐름의 올해 전망치는 -131조5947억원으로 투자활동으로 11조원이 더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 투자활동현금흐름의 작년 확정치와 올해 전망치는 각각 -21조1126억원, -25조8783억원이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2조9179억원에서 35조8885억원으로 늘었다.
삼성전자는 영업으로 작년보다 13조원이 더 들어오지만 투자로 빠져나간 금액은 지난해보다 4조원 증가하는데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 것이다.
투자로 유출되는 금액은 현대차가 작년 7조1000억원에서 올해 5조6000억원으로, 기아차는 2조6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각각 줄었다. 현대모비스는 작년 투자금액이 2조9000억원이었으나 올해 전망치는 1조원에 못미쳤다.
주요 우량 기업들이 현금을 쌓아두고 급격한 경기 악화에 대비하고 있지만 투자가 지연되면 기업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금 여유가 있는 대기업과 달리, 상대적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운 중소기업은 급격한 경기 악화 때 타격이 예상된다. 잉여현금흐름 악화로 조선, 건설, 해운 등 취약 업종의 부도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성표 연구원은 "잉여현금흐름의 증가는 올해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애초 계획보다 투자들 줄인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라며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하려는 측면이 강했다고 볼 수 있지만 기업들이 꼭 필요한 투자는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