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신세계가 ‘이중고’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펀더멘털(기초여건)과 센티멘트(투자심리)가 모두 타격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예컨대 불황에다 투자심리 악화가 가세하면서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는 얘기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잇따른 악재를 맞이하고 있다. 내수 부진에 따른 업황 악화와 정부 규제 등으로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수익성이 가뜩이나 안 좋아진 상태에서 이마트 압수수색까지 맞물린 게 악재로 지목된다.
신세계의 악재는 지난 5일 정용진 부회장이 베이커리 계열사에 대한 부당지원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서 12시간 동안 소환 조사를 받으면서 나타났다.
그러면서 정 부회장이 검찰 조사를 받은 지 이틀 뒤인 7일 두 번째 악재가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지방노동청이 신세계 이마트 본사와 동광주·구미·부천·신도림·동인천·수지점 등 점포 10곳을 전격 압수수색한 것.
이번 검찰의 압수수색은 지난해 이마트가 노조 설립을 조직적으로 방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후 직원 사찰, 인력 퇴출 프로그램 운영 등의 내용이 포함된 내부 문서가 유출된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다. 현재 신세계는 사업적으로 인천터미널 부지 매입과 관련해 인천시·롯데와 복잡한 소송전에 얽혀 있는 상태다. 여기에 정부의 규제도 이마트를 비롯한 대형마트의 수익성에는 결정적인 악재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같은 악재는 신세계에 대한 증권시장의 분위기를 냉랭하게 하고 있다. 이마트 압수수색에 따른 피해 규모를 수치로 계량화할 수는 없지만 이번 압수수색 사태가 투자심리에 끼칠 악영향이 없다고 볼 수 없는 까닭이다.
무엇보다 증권가에서 업황부진에 따른 신세계의 펀더멘털 훼손이 중장기적 문제라고 지목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동양증권은 2월 들어 국내 경기회복 상황이 긍정적이지 않고 결국 하반기에나 회복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지만 올해도 업황이 전반적으로 안 좋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2분기부터 대형마트 영업규제가 시작됐음을 감안할 때 지난해 1분기와 비교되는 올해 1분기는 역신장폭이 클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시장상황과 대형마트 실적이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부동산 경기가 안 좋으면 소비심리에 안 좋은 영향을 미쳐 결국 대형마트 실적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마트는 지난 5일 이후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모습이다. 8일 오전 11시 현재 이마트는 전 거래일보다 0.45% 하락한 22만3000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신세계도 지난 5일부터 3거래일간 하락세를 이어오다가 이날 반등해 전 거래일보다 1.21% 오른 20만9000원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