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한규 기자] 국내 유수의 그룹 총수 일가가 소유한 회사지분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반면 이들 그룹 우호지분인 내부지분율은 대부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그룹에 대한 지배권은 오히려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워회에 따르면 상위 10대 기업의 총수 지분율은 2000년 이후 1% 초반 수준을 유지하다가, 최근 2년 연속 1%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
그룹별 내부지분율 변동현황을 보면 상위 10위 그룹의 총수 평균지분율은 2009년(3.75%)을 기점으로 꾸준히 감소해 오다가 2012년 2.95%로 최저점을 찍고 올해 소폭 상승했다. 30위권까지 범위를 확대해도 이와 크게 다른 점이 없었다.
총수일가 지분율은 최근 5년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여 왔지만 계열회사 지분율은 상위 10위 그룹에서 증가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상위 그룹일수록 총수 일가가 적은 지분을 가지고 전체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반면에 그룹별 내부지분율 총계는 큰 변동이 없었다. 10대 기업의 평균 내부지분율은 2009년 51.0%, 2010년 47.5%, 2011년 54.8%, 2012년 56.9%, 2013년 54.5%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아 50%를 상회하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룹에 대한 지배권은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은 최근에도 순환출자를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수평·방사형 등 다양한 출자형태가 존속하고 있다. 특히 순환 출자의 상당수가 2008년 이후 생성 되었고, 이 중 규제회피, 부실계열사 지원, 지배력 유지 및 강화 목적도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재계에서는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창업자 지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며 “국내 대기업의 규모의 확장을 위해서는 계열사를 늘리거나 외부 투자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 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 전문가는 “우리나라의 오너 지분율은 지나치게 낮은 편이다” 며 “오너 개인의 투자 없이 외부 투자금으로 지나치게 많은 계열사를 편입한 것은 후에 일감 몰아주기나 오너 일가 사익 챙기는 행태로 나타날 수 있다” 고 지적했다.
한편 오너가 있는 30대 기업의 외부세력 지분은 대부분 내부지분율 에 미치지 못해 특수한 사정이 없는 한 소수 지배구조는 흔들리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