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한규 기자] 이동통신 3사가 순차적으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선보이면서 이통 3사의 '요금제 경쟁'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지난 2일 LG유플러스의 기자간담회 도중 LGU+의 요금제와 유사한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발표하는 등 시장 선점을 위한 움직임을 발빠르게 전개하고 있다.
SKT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가 출시 이틀만에 8만명을 넘어서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SKT가 무제한 요금제 출시를 무리하게 앞당기면서 전반적으로 미흡한 요금제도를 내놓은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 하루아침에 요금제 변경?
SKT는 지난 2일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했다.
기존 ‘LTE 전국민 무한 75+안심옵션 팩’, ‘LTE전국민 무한 85’, ‘LTE 전국민 무한 100’의 세 가지 요금제에 별도의 가입절차나 비용부담 없이 주어진 혜택을 업그레이드한 것이라며 대대적인 홍보를 했다.
실제로 SKT는 트위터를 통해 ‘전국민 무한 75+안심옵션’ 이용고객은 기존 안심옵션이 자동으로 해지 되며, 퍼펙트 무제한 혜택으로 자동 전환된다고 밝혔다.
다만 ‘LTE 전국민 무한100요금제+LTE 안심요금(무제한형/월9900원)’ 에 대해서는 별도로 전환되지 않고 기존 서비스를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LTE 전국민 무한100요금제+LTE 안심요금(무제한형/월9900원)’ 사용자들은 SKT트위터를 통해 임의로 LTE 안심요금을 해지하고 퍼펙트형 무제한으로 변경됐다는 문의를 한 것이다.
이에 SKT는 고객들에게 당사 고객센터로 연락해 상세한 확인을 받아보라고 했지만 고객들이 직접 확인한 결과 실제로 요금제가 바뀌어 있었다. 이로 인해 고객들은 동의도 없이 임의로 요금제를 바꾼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자 SKT는 "트위터를 통해 퍼펙트 무한 옵션으로 자동 전환이 되었다"며 "이전 서비스로 이용을 원한다면 고객센터를 통해 다시 가입하면 된다"고 안내했지만 고객의 불만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문제는 기존 LTE 안심옵션 무제한형은 데이터를 일 3GB의 데이터 추가에 테더링이 무제한인데 반해 퍼펙트 무제한은 일 2GB의 추가 데이터를 주고 테더링에 제한이 걸려있어 불리하다는 것이다.
SKT를 이용하는 A씨는 “업그레이드라는 이름으로 고객의 동의도 없이 임의로 서비스를 해지하고 다른 서비스로 하루 아침에 자동 전환돼 당황스러웠다”며 “무제한 요금제 과열 경쟁에 소비자가 피해봐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 Qos 제한? "경쟁사에 맞춰는 드릴께"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이통 3사의 최대 화두는 'QoS(Quality of Service)' 제한이었다.
Qos는 네트워크상에서의 전송률 및 속도, 에러율 등 서비스 품질을 가리키는 말로 이통 3사는 LTE데이터 사용량이 하루 할당량을 초과할 시 전송속도를 늦추겠다는 조항을 뒀다.
가장 먼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발표한 LGU+는 데이터 기본제공량을 다 썼을 경우 최대 3Mbps까지 속도를 낮추겠다는 속도제한을 명시했다.
SKT의 경우에는 일 기본 제공량을 다 썼을 경우 망 상황에 따라 속도제어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요금제 출시 이후 SKT의 '무제한 75+안심옵션' 가입자들 사이에서는 "일일 기본제공량을 초과해서 사용하니 400Kbps까지 속도가 떨어졌다며 기존의 안심옵션과 다를 바 없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자 SKT에서는 기존의 입장을 뒤집고 망 상황에 따라 속도를 제어할 것이지만 최대 3Mbps로 다른 경쟁사의 속도에 맞추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상황이 이쯤되니 일부 SKT가입자들은 SKT가 또 다시 무제한 데이터 속도 제한을 가지고 고객을 우롱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SKT는 기존 ‘LTE 100 요금제’에 'LTE 안심옵션(무제한형)' 결합한 상품을 선보이면서 망 상황에 따라 속도제한을 한다고 했지만 5월 이후 프로모션이 끝났다는 이유로 400kbp로 슬그머니 속도에 제한을 둔 전례가 있다.
SKT의 가입자인 B씨는 “작년에 다른 통신사 95요금제를 쓰는 친구가 일 3GB넘으면 2Mbps속도를 제한한 것을 보고 속도제한이 없는 SKT로 번호이동을 해야겠다고 말했는데 이제 보니 통신사의 말장난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 C씨도 “처음에는 망 상황에 따라 속도를 제어한다고 해서 상황이 좋은 경우 LTE속도로 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3G망에도 못 미치는 속도가 나왔다”며 “기존 안심옵션 무제한과 같은 속도를 유지할 거면서 퍼펙트 무한으로 왜 바꿨는지 이해가 안간다”분통을 터뜨렸다.
◆ 테더링 제한 기준 ‘갈팡질팡’
SKT가 당초에 내놓은 'LTE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는 일부 경쟁사와 달리 테더링 제한이 아니었다.
SKT도 요금제 출시일인 지난 2일에는 트위터를 통해 일부 소비자가 테더링과 관련한 문의에서도 데이터 이용이 가능하다면 테더링도 이용가능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후 4월 4일에 요금제의 기본제공량 안에서만 테더링 이용이 가능하며, 기본제공량을 초과 시에는 테더링 이용이 어려울 수 있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후 지난 7일에는 입장을 또다시 바꿔 기본제공량과 추가 제공량인 2GB까지는 테더링을 제공한다고 변경, 경쟁사가 내놓은 일 2GB 내에서 테더링을 허용한다는 것과 같도록 만든 것이다.
SKT 이용자인 D씨는 “현재 ‘LTE 전국민 무한100요금제+안심요금(무제한형)’을 쓰는데 테더링 제한 때문에 하위요금제인 ‘전국민 무한 85’으로 선뜻 바꾸기 어렵다”며 “상위 요금제를 쓰면서 느린 데이터 속도를 쓰게 돼 역차별을 받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SKT의 요금정책에 대해 누리꾼들은 "SKT 잘 생긴게 아니라 따라쟁이였군”, “헐 요금제는 제일 비싸면서”, “무제한요금제가 공짜폰이란 말과 비슷해져가는군요”, “충성고객들이 많아 배짱인건지” 등의 반응을 보이며 SKT의 요금정책을 지적했다.
이동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무제한 요금제가 데이터를 많이 쓰는 헤비 유저에게는 상당한 유리한 요금제가 될 수 있지만 요금제에 대한 기준을 자주 뒤바꾸는 것은 일반 소비자들의 혼선을 야기시킬 것"이라며 "경쟁사에서 특정 요금제를 들고 나온다고 무작정 따라가기 보다는 충분한 준비와 시뮬레이션 등을 거쳐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요금제를 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