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가 국회의 내각불신임 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조만간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차기 일본 총리 후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1순위 후보로 꼽히는 이는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47) 관방장관이다.
에다노는 지난해 6월 간 내각 발족 직후 민주당 간사장을 맡았을 때만 해도 7월11일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고, 이때만 해도 총리감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65) 전 관방장관이 야당이 밀어붙인 문책결의에 걸려 물러난 뒤 올해 1월 후임 관방장관에 취임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변호사 출신답게 법적 논리로 무장한 에다노는 정부 대변인 격인 관방장관으로서 빛을 발한 것.
특히 3월11일 동일본대지진 직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푸석한 얼굴로 재해 상황과 정부의 복구 노력을 설명하는 모습이 국민의 큰 지지를 받았고, 최근에는 총리감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로 올라섰다.
간 총리가 2일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젊은 세대 여러분에게 여러가지 역할을 하도록 기회를 주고 싶다"고 거론한 점도 총리 후보 중 가장 젊은 에다노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풀이도 나올 법하다.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49) 전 외무상과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57) 당 간사장도 차기 총리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마에하라 전 외무상은 외국인(재일한국인)의 정치 헌금을 받은 사실을 시인하고 각료직에서 물러난 뒤로는 인기 낮은 간 내각과 거리를 두고 있고, 강력한 후원자였던 센고쿠 관방부장관과도 사이가 나빠졌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오카다 간사장은 깨끗한 이미지가 호감을 주긴 하지만, 당내 파벌을 만들지 않는다는 점이 늘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 살림꾼 역할인 간사장직을 맡고 있어 당 지도부와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간사장측의 대립이 격화할 수록 설자리가 좁아지는 궁색한 처지다.
일각에서는 간 총리측 배후 실력자로 꼽히는 센고쿠 관방부장관이 직접 대망을 품는 것 아니냐고 에측하는 이들도 있지만 본인은 극구 부인하고 있다.
에다노, 마에하라, 오카다 등과 달리 당내 최대 파벌을 이끄는 오자와 전 간사장측과 가까운 인사 중에도 차기를 꿈꾸는 이들이 있다.
하라구치 가즈히로(原口一博.51) 전 총무상과 다루토코 신지(樽床伸二.51) 전 국회대책위원장이 그들이다. 하지만 하라구치 전 총무상은 당내외의 지지가 약하고, 다루토코 신지 의원은 이번 불신임안 표결을 앞두고 오자와파와 거리를 두고 중간파를 자처하는 등 왔다갔다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 약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