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두산가문이 학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박용현 전 두산그룹 회장이 서울대 이사장으로 선출된 까닭이다. 게다가 두산이 재단법인으로 있는 중앙대 이사장은 형인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이 맡고 있다.
이처럼 두산가문이 서울대와 중앙대 이사장을 모두 섭렵함에 따라 학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는 것. 일각에선 서울대가 처음으로 경영인 출신 이사장을 맞이하게 되면서 학교 운영에 커다란 변화를 겪을지 주목하고 았다.
반면 다른 일각에선 서울대가 다시 한 번 내분을 겪을 가능성에 대한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교수사회 일부에서 이른바 ‘재벌’이 국립대학법인 이사장을 맞게 된 것을 두고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서울대와 두산그룹에 따르면 서울대 이사회는 지난 28일 회의를 열고 15명의 재적이사 중 지난 20일 퇴임한 오연천 전 총장 겸 이사장의 후임 이사장으로 박용현 전 두산그룹 회장을 선출했다. 이날 회의에는 학교 안팎으로 유독 많은 이목이 쏠렸다.
서울대의 첫 학외인사 이사장으로 박 전 회장이 선출됨에 따라 학계 일각에선 우려의 시선을 던지고 있다. 그가 서울대 의대 교수 출신이기는 하나 한 기업을 이끈 경영인이라는 점에서 서울대가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한 생각이 학내 구성원들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게 대표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중앙대는 두산이 인수한 뒤 대대적인 인적·학과 구조조정을 경험했다”면서 “서울대도 이 같은 경험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중앙대의 경우 비인기학과를 대규모 축소했던 전철이 있다”면서 “국립대 이사장을 기업인이 맡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일각에선 총장과 이사장이 이원체제가 된 것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학교와 이사회가 협력보다는 서로 견제를 하는 상황이 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총장의 권한을 어느 정도 견제할 수 있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자칫 총장과 이사장 간 권력 다툼이 벌어진다면 학교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선 지나친 우려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사회는 어떤 안을 만들어 대학본부에 제시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이사장의 입김도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교수사회 일부에선 반발 움직임을 보여 총장 선출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이 또다시 터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