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우리 사회에 큰 후폭풍을 몰고 온 ‘청부살해 사모님’ 사건으로 새삼 화재가 되고 있는 소설이 있다. 탐사·기획 전문 기자 출신인 정병철 작가가 펴낸 장편소설 ‘프레임’(일리)이다.
특히 피의자 윤길자(69·여)씨의 형집행정지를 위해 허위 진단서를 발급한 박병우(55)연세대 의대 교수는 1심에서 징역 8월, 2심에서 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으면서 이 사건이 핫이슈로 급부상 하는 전기가 됐다.
정 작가는 1, 2권으로 구성된 이 소설을 통해 사모님이 어떻게 해서 형집행정지를 받고, 주치의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을 모티브로 해 이야기를 전개했다. 그 과정에서의 언론보도, 네티즌들의 광분과 이어진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 등을 과감하게 담고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픽션 소설이지만 이 책이 담고 있는 사건의 흐름 및 전개와 결론은 마치 이 사건이 소설 속에서 이루어진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저자는 이 사건을 전개하면서 우리 사회 최고 엘리트들인 판사, 검사, 기자 등이 어떻게 왜 프레임에 갇히는지를 낱낱이 밝혀주고 있다.
여대생을 청부살해하고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모님이 감옥이 아닌 병원 1인 병실에 입원해 생활하는 모습이 여과 없이 TV 전파를 타고 안방으로 전송될 때 ‘유전무죄, 무전유죄’은 다시 회자됐고 세상은 분노했다.
매스컴은 이를 향해 ‘합법적 탈옥’이라는 표현으로 묘사했다.
이 책은 이 같은 사건흐름을 따라가면서 마녀사냥과 낙인찍기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언론은 왜 그런 행태를 보이는지, 진실이 특정구조속에 갇혀 졌을 경우 얼마나 인간미 무력해지는지를 담고 있다.
문학인 정노천 씨는 “이 책을 읽고 나면 나 역시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경각심을 우선적으로 느끼게 해 준다”면서 “이번 사건과 연관 지어 해석할 때 이 소설은 진실과 프레임 그 양날의 칼날을 다시 한 번 생각해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