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서민규 기자]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작업과 관련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삼성물산과 삼성물산 이사진들을 상대로 주주총회 결의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엘리엇의 법적 절차 착수에 따라 본격적인 양 진영의 힘겨루기가 시작된 것이다.
다만 증권가 등 금융투자업계에선 엘리엇의 법적 절차 돌입을 두고 여론전을 통해 삼성물산의 주가를 띄우려는 의도도 내포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엘리엇은 9일 이번 합병과 관련해 “합병안이 명백히 공정하지 않고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에 반하며 불법적이라고 믿는데 변함이 없다”며 “이에 따라 엘리엇은 합병안이 진행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오늘 삼성물산과 이사진들에 대한 주주총회 결의 금지 등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는 법적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그러면서 “이 같은 조치는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주총결의금지는 이사진과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를 막으려는 조치로 가처분소송 내용에는 삼성물산 주총에서 제일모직과의 합병이 결정되지 않도록 요청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의 주총은 오는 7월 17일로 예정돼 있다.
삼성물산 측은 이에 대해 법적 절차가 개시되려면 피고 측에 법원의 소장이 송달이 돼야 하는데 아직까지 받은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엘리엇 측이 소송 개시에 대해 발표만 했을 뿐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 것이다.
다만 삼성물산은 법적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염두해 두고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가처분소송의 경우는 예상했던 시나리오 중 하나라는 것이다.
삼성 주변에선 이와 관련 엘리엇의 여론전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증권가 등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엘리엇의 이 같은 행동이 여론을 흔들면서 주가를 올리기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눈초리를 보내는 중이다. 이미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엘리엇의 합병 반대 주장에 동의하는 소액주주 연대가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엘리엇은 앞서 지난 4일 삼성물산 지분 7.12%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이번 합병은 불리한 결정이라고 강하게 반대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이후 삼성물산의 주요주주인 국민연금 등에도 합병 반대를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