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미래에셋증권[037620]이 유상증자로 1조2000억원을 수혈해 업계 2위인 KDB대우증권 인수전에 뛰어들 채비에 나선 가운데 증권사들이 이 회사의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미래에셋증권의 목표주가를 종전 5만8000원에서 3만6000원으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각각 낮췄다. 그러면서 대규모 증자로 인한 희석 효과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현 발행 주식 총수의 100%인 4395만8609주 규모의 주주 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유상증자를 통해 총 1조2067억원의 운영 자금을 확보한 뒤 KDB대우증권 인수전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증자로 올해 예상 주당순이익(EPS)은 50.3% 하락할 것으로 보이며 올해와 내년 예상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평균 2%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연구원은 “증자의 목적대로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한다면 자기자본 7조원 규모의 대형 IB(투자은행) 탄생이 가능하며 시너지 창출과 규모의 경제 효과를 통해 궁극적으로 투하자본수익률(ROIC)이 높은 증자로 인식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하지만 경쟁요인 등을 감안하면 밸류에이션(평가가치)에 반영하기는 아직 이르며 투자업무 확대의 경우 해외자산 다변화 등을 통해 상대적으로 안정적 운용이익을 시현하고 있으나 아직 업종 내 차별적인 성과를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ROE 하락 요인이 우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삼성증권은 미래에셋증권의 목표주가를 종전 7만원에서 4만원으로 낮추고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한단계 내렸다. 그 이유로 대규모 유상증자가 상당 기간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꼽았다.
장효선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의 2016년 주당순자산(BPS)과 주당순이익(EPS)은 각각 25.7%, 28.5% 희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유상증자 대금이 향후 이 회사 잔여지분 인수용으로 사용되는 경우에는 극단적 주주가치 침해로 귀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장 연구원은 “자본시장의 기회요인 포착과 대형화를 위한 준비작업이라는 측면에서 증자 취지는 이해 가능하다”면서 “하지만 과도한 인수가격 제시나 인수·합병(M&A) 실패 때 유휴자본 활용처 발굴 등은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