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가 담배 가격을 동결하기로 했다.
8일 기획재정부와 담배업계에 따르면 KT&G는 담배 가격을 당분간 올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KT&G는 경쟁사인 필립모리스가 일부 담배 제품 가격을 올림에 따라 인상을 검토해왔지만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요청에 협조하기로 했다.
필립모리스는 오는 10일 말보로와 파알리아먼트, 라크 등 담배 3종의 국내 소매가를 1갑에 2500원에서 2700원으로, 버지니아 슬림은 2800원에서 2900원으로 일제히 인상한다.
KT&G의 가격 동결 결정으로 외국계 담배 회사들의 잇따른 가격 인상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외국계 담배회사들은 대부분 배당금과 로열티를 본사에 송금하는데다 국내 사회공헌활동도 KT&G보다 한참 낮은 수준인데도 국내 물가안정에는 ‘나 몰라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KT&G는 수익성 악화 가능성을 무릅쓰고 가격을 동결하면서 정부의 물가안정시책에 협조했지만, 외국 담배회사들은 물가 압력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인상을 단행하는 등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국산 담배가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가중치 비중은 0.5%, 외산 담배는 0.35%다. 담배의 가중치는 481개 소비자물가 조사품목 가운데 20번째로 높고 저소득층의 구매 비율이 높아 서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필립모리스가 가격을 10일부터 인상하면 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을 0.01%포인트 끌어올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획재정부 당국자는 "국내기업은 아무래도 우리 국민을 생각하고 정부의 처지를 이해하는 편이지만 외국계 기업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kjtimes=김봄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