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지난 1월 한국 증시가 반등세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그 배경의 주인공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이런 가운데 그 주인공이 ‘외국인’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향후 증시 향방에 대한 관심도 카지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3년 9개월 만에 최대 규모의 ‘사자’에 나서면서 증시 반등을 이끈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외국인들은 이 기간동안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서 4조5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강한 ‘사자’에 힘입어 코스피는 1월에 8.03% 상승했다. 월별 순매수 금액으로는 2015년 4월(4조6493억원) 이후 3년 9개월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은 3조2295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기관은 8431억원어치를 팔아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에 대해 지난해 4분기 증시 급락으로 주가가 싸진데다 미중 무역분쟁 및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 등 불안 요소가 완화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월 들어서면서 시장의 눈길은 외국인 ‘사자’ 흐름이 얼마나 계속될 수 있을지에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1월처럼 강한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증시의 급격한 하락 전환 가능성도 작다는 시각도 있다. 당분간은 위험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코스피 반등은 기초여건(펀더멘털) 개선에 따른 것이 아니고 기업이익 전망치도 빠른 속도로 하향되고 있다”며 “단기적(1~3개월)으로 공격적인 추격 매수는 부적절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이 미국 기준금리 인상 중단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됐으며 중국 등의 경기 부양책도 증시에 긍정적”이라면서 “급격한 코스피 반등으로 평가가치(밸류에이션) 매력이 약해진 점, 실적발표 시즌 등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나 조정 강도는 강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증시가 상당히 반등함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연준의 통화 긴축 완화, 중국의 경기 안정화 정책이 지수 하락을 제한할 것이며 달러 강세 압력이 약해지면서 외국인 수급도 양호해 중기적으로 2분기 이후 완만한 반등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적으로는 시장 전반의 안도감에 힘입어 주가의 하방 경직성이 크지만 경기 둔화 및 기업 이익 감소에 따라 주가 상단도 제한돼 2080~2250가량의 박스권 흐름을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주요국 정책 당국이 경기 부진·금융시장 불안에 대해 우려하며 관련 정책을 내놓고 있다는 점에서 지난해보다 증시에 우호적인 투자환경”이라면서 “지수 저점은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외국인의 강한 ‘사자’에 눈길이 쏠리면서 이들이 쓸어담은 종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종목별(우선주 제외)로 봤을 때 보면 외국인은 삼성전자[005930]를 2조335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000660]도 8224억원 쓸어 담았다. 이는 외국인 순매수 금액의 78.0%가 이들 양사에 집중된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밖에 외국인들이 순매수한 상위 종목은 ▲한국전력[015760](1927억원) ▲삼성SDI[006400](1238억원) ▲LG화학[051910](1072억원) ▲SK[034730](1032억원) 등이다. 업종별로는 반도체가 속한 전기전자 순매수 규모가 3조4502억원으로 전체의 85.2%를 차지했다. 또한 ▲금융(4873억원) ▲화학(2682억원) ▲건설(2189억원) 등이 그 뒤를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