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권찬숙 기자]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일본내에서 시련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내달 21일 치뤄질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야당의 정치 공격이 거세지는가 하면 헤노코 해안 매립 문제로 오키나와 주민들의 비난도 들끓어 아베 총리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24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입헌민주당, 국민민주당, 공산당 등 야권 5당파는 정기국회 폐회를 하루 앞둔 25일 아베 내각에 대한 불신임안을 공동으로 제출할 예정이다.
후쿠야마 데쓰로(福山哲郎) 입헌민주당 간사장은 은퇴 부부의 노후 자금으로 연금 외 30년간 2000만엔이 필요하다고 한 금융보고서를 놓고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불신임안 제출을 추진하는 배경을 설명했다.
아베 정부는 금융청이 최근 내놓은 '100세 시대에 대비한 금융 조언 보고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소위 '노후자금 2억원'으로 일컫어 지는 이 보고서는 아베 정부가 내세우는 '100년 안심' 구호와 배치되면서 여론이 악화됐다.
내달 참의원 선거를 앞둔 아베 총리는 여러 차례 사과의 뜻을 밝혔고,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문제의 보고서 채택을 거부했지만, 오히려 이 같은 대응이 문제시되면서 아베 내각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해졌다.
야권이 불신임안을 제출하더라도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 자민당과 공명당 등 집권 정파가 3분의 2 이상 의석을 점유하고 있어서다. 그러나 거세지는 야권의 정치 공세는 아베 총리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아베 총리는 지난 23일 열린 오키나와(沖繩) 전투 종료 74주년 '위령의 날' 행사에서 곤혹을 치뤄야 했다. 아베 총리는 이 자리에서 오키나와 주민들의 강한 반발을 마딱뜨려야 했기 때문이다.
일본에 있는 미군 시설 70%가 집중된 오키나와에서는 주택가로 둘러싸인 후텐마(普天間) 비행장을 헤노코(邊野古) 해안을 매립해 이전하는 문제가 논란의 중심에 선 상태다. 오키나와 주민들은 헤노코로의 기지 이전을 반대하면서 후텐마 비행장을 오키나와 밖으로 옮기길 요구하지만, 아베 정부는 매립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오키나와의 (미군) 기지 부담을 줄이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며 오키나와 주민들의 입장을 최대한 헤아리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기념식장 곳곳에서 야유가 터져 나왔고, 인사말을 하려고 일어설 때는 "(그냥) 돌아가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됴쿄신문은 또 아베 총리가 오키나와의 기지 부담 경감 문제를 언급할 때 "거짓말하지 마라" "그만둬라"는 등의 고성이 흘러나왔다며 식장 입구에는 "아베 NO"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든 시민의 모습이 보였다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위령식 분위기에 대해 "후텐마 비행장의 오키나와 내 이전에 대한 오키나와 주민들의 강한 반발이 분출한 모습이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