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언론, 과거 韓 신문 보도 근거로 "韓 수축 관리 엉망" 주장

일본 언론이 두달 여전 조선일보가 보도한 자료를 근거로 한국의 전략물자 관리에 문제가 많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10일 극우 성향 산케이신문 계열인 후지TV는 "한국 정부의 전략물자 관리 관련 자료를 단독으로 입수했다"며 "한국에서 무기로 전용 가능한 전략물자가 밀수출된 안건이 4년간 156건이나 된다. 한국의 수출관리 체제에 의문부호가 붙는 실태가 엿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어 "북한이 김정남 씨를 암살할 때 사용된 신경제 'VX'의 원료가 말레이시아 등에 수출됐으며,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 조치 대상인 불화수소도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밀수출됐다"고 말했다.

후지TV는 보도에 '단독'을 붙였지만, 실제 이 보도에서 공개된 자료는 지난 5월17일 조선일보가 조원진 대한애국당(현 우리공화당)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라며 기사화한 것이었다.

해당 자료는 한국 당국이 전략물자 위법 수출 사례를 적발해 행정처분을 내린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오히려 한국 정부가 수출관리를 제대로 한다는 증명이기도 했다. 때문에 당시 공개된 자료는 한국내에서 화제가 되지 못했다.

한국 정부는 즉각 반박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전략물자 무허가 수출 적발 및 조치 현황은 매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으며 국정감사 등을 통해 상세 내역을 수시로 국회에 제출한다"며 "한국의 전략물자 수출관리제도가 효과적이고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전략물자 수출통제 선진국인 미국 역시 무허가 수출 적발실적과 주요 사례를 공개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에 따르면 2015∼2017년 전략물자 불법 수출로 형사처벌을 받은 사례는 94건, 벌금과 몰수액은 각각 4억4300만달러, 2억5100만달러에 달한다. 행정처분은 134건, 과태료 부과는 7억3000만달러가 이뤄졌다.

오히려 일본은 한국이나 미국과 달리 총 적발 건수를 공개하지 않고, 일부 적발사례만을 선별해 공개한다. 

적발 리스트에 포함된 불화가스 관련 무허가 수출사례도 일부 국내업체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제재 대상국이 아니라 아랍에미리트(UAE), 베트남, 말레이시아로 허가 없이 수출한 것을 정부가 적발한 사례이며 일본산 불화수소를 사용한 것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근 일본에서 수입한 불화수소가 북한으로 유출된 어떤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주일 한국 대사관 관계자 역시 "각국 전략물자 관리 기관은 각자 시스템에 맞춰 끊임없이 적발하고 행정처분 한다"며 "(해당 자료는) 한국 정부가 문제없이 전략물자를 관리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언론이 이미 공개된 자료까지 새삼스럽게 다시 내놓으며 한국의 전략물자 관리 체계가 부실하다며 비판하고 나선 것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가 정당하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을 두둔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일 자국 기업이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을 한국에 수출할 때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조치를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단행했다.

그러면서 조치를 단행한 이유로 '수출관리를 둘러싸고 부적절한 사안의 발생'을 들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없이 조치가 북한과 관련 있다는 식의 이야기를 흘리고 있다.

일부 일본 언론은 수출 규제 대상이 된 소재가 사린 가스 등으로 전용될 수 있다는 것을 부각시키고 북한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추측성 주장도 여과없이 보도하고 있다.

후지TV는 이날 오전 노가미 고타로 일본 관방부장관의 정례브리핑 때에도 "한국 국회의원이 한국 정부로부터 입수한 리스트에는 무기전용 가능 전략물자가 밀수출된 사안이 4년간 156건으로 기재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리스트의 존재가 판단에 영향을 미쳤느냐"며 한국 언론 보도를 인용해 질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노가미 부장관은 "적절한 유지 관리가 행해지지 않았다는 걱정되는 사례가 있다"면서도 "개별 사례에 대해서는 사안의 성질상 답변을 피하겠다"며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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