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생태 스토리

[직격인터뷰/대기오염과 전쟁 20년①]“매연 내뿜는 산업단지, 치외법권 지대였다”

조병규 평내호평시민단체 대표 작심 토로…경기도 남양주시 협동산업단지와의 분쟁
“남양주시청, 감사원, 청와대 등에 숱하게 불법 소각 등 민원 제기했지만 소용없었다”

산업화와 자동차 증가에 따른 배기가스 등의 영향으로 미세먼지가 급증하면서 공기 맑은 지역을 찾아 떠나는 이른바 공기난민, 에어노마드 족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미세먼지를 향한 국민적 공포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더욱 문제는 미세먼지가 자동차나 공장에서 내뿜는 각종 화합물 등과 결합하면 발암물질로 변형돼 국민 건강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대기오염물질 배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전국에 산재해 있는 공장밀집 지역은 물론 소규모 매연배출 시설을 모두 조사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보니 일부 지역에서는 먼지, 악취 등으로 고통을 받는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KJtimes>는 최근 경기도 내에서 대표적인 공장밀집 지역으로 꼽히는 남양주시 평내동 협동산업단지(이하 산업단지)와 수십 년 동안 대기배출 관련 분쟁을 벌여온 조병규 평내호평시민단체 대표를 통해 20년 째 지속되고 있는 산업단지와 지역 주민들 간 갈등 배경과 현재 상황에 대해 들어봤다.<편집자주>

 


[KJtimes=견재수 기자]“넥타이, 속옷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버려진 의류 등을 폐기물로 소각하는 과정에서 매연이 배출됐다. 소각로 굴뚝을 통해 뿜어져 나오는 뿌연 연기로 인해 창문을 열고 살 수 없을 정도로 악취와 분진이 심각했다.”


산업단지 인근 A아파트에 지난 2000년에 입주해 20년 째 살고 있는 조병규 대표의 말이다. 그가 내뱉는 말 속에는 그간 산업단지 측과 분쟁을 벌이며 극한 다툼을 벌여야만 했던 고통과 고단함이 절절하게 묻어났다.

 

아파트 옆에 있는 폐기물 소각장 충격

 

조 대표는 정말 지겹다는 첫 마디를 시작으로 수십 년의 세월을 산업단지와 남양주시, 법적 다툼 과정에서 검사와 말다툼까지 벌인 사연까지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는 “(20005월에) 새 아파트에 입주 했는데 창틀에 까맣게 뭔가가 묻어 있었다처음에는 이게 무엇일까라고 생각만 했지 (공장에서 배출한 분진이 날아와 쌓였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을 꺼냈다.


이어 동네 주민들한테 얘기했더니 아파트 옆에 산업단지가 있는 것을 모르고 입주했느냐고 되물었다면서 그때서야 창틀 등에 까맣게 묻은 물질이 공장에서 날아온 분진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파트 옆에 폐기물을 소각하는 소각장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머리가 하얘지면서 순간 속았구나라는 생각이 스치듯 지나갔다고 당시 받았던 충격을 회고했다.


그러면 조 대표는 아파트에서 직선으로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산업단지가 위치해 있었는데 왜 소각장과 나염공장 등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일까.


이에 대해 그는 공장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폐기물을 소각하는 시설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아파트와 산업단지 사이에 큰 교회건물이 가로막고 있어 입주민들이 산업단지에 대해 잘 몰랐던 것도 있다고 말했다.



이미 이사까지 한 상태라 후회해봐야 아무 소용없는 일이었다. 생애 첫 내 집 마련의 기쁨도 잠시 뿐 이사를 한 첫날부터 산업단지에서 날아오는 악취와 매연 등으로 조 대표는 물론 300여 세대 900여명의 입주민들은 극한 고통에 시달려야만 했다.


창문을 열어 놓고 생활하는 여름에는 그 고통이 더 심했다. 더워도 창문을 열지 못할 정도로 시커먼 먼지분진이 날아왔고 매일 청소를 해야만 했다. 청소를 하고 나면 발바닥과 걸레가 까맣게 변했다.

 

환경부장관 개선 약속에도 달라진 게 없었다

 

조 대표는 입주하고 최초 민원이 발생한건 2000516일부터였다면서 “28일 입주 전부터 시작된 숱한 산업단지 관련 민원 제기는 남양주시청과 감사원은 물론 청와대에까지 매연과 악취 등으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 호소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파트 입주민을 중심으로 비상대책위 조직해 산업단지의 이전을 지자체에 요구했다면서 “(비대위가) 직접 산업단지에서 배출하는 불법 대기오염물질 배출 증거를 잡기 위해 밤에 몰래 산을 타고 들어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렇게 해서 체득한 증거물을 가지고 고발을 하면 공무원들이 현장을 방문해 오염물질 배출 개선 등을 지시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면서 당시 환경부 장관도 현장을 찾아 개선을 약속했지만 그 후로도 별반 달라지는 게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산업단지는) 불이 나도 소방차가 들어가지 못했을 정도로 통제가 심했다사실상 치외법권 지대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스페셜 인터뷰]‘소통 전도사’ 안만호 “공감하고 소통하라”
[KJtimes=견재수 기자]“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변화는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을 자라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 공감과 소통이 어려워진 것이다.(공감과 소통의) 의미가 사라지고 충동만 남게 됐다.” 한국청소년퍼실리테이터협회(KFA: Korea Facilitators Association)를 이끌고 있는 안만호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사회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또 이제 공감능력 없이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비대면 사회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소통 전문가로 통하는 안 대표는 “자신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며 공감하고 소통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스마트폰이나 SNS, 유튜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사회성은 경험의 산물이 아니라 지식의 산물이 되어 버렸다”며 “요즘 인간의 탈사회화가 진행되는 것에 비례해 인간성의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사태는 사회적 거리를 두더라도 우리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체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이자 연대라는 점이 더욱 분명하게 밝혀졌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