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 따른 중국 내 생산 및 소비 감소로 글로벌 공급망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면 증권사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떤 전망을 하고 있을까.
19일 KTB투자증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반도체·디스플레이가 생산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확대됐다는 진단을 내놨다. 그러면서 추가적인 공급 차질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고 복귀한 근로자로부터 바이러스가 확인될 경우 해당 사업장을 전체 폐쇄해야 하며 이로 인해 한 가지 부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완제품 생산 차질도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KTB투자증권은 실제 삼성전자[005930]의 시안 2공장에서는 월 4만장 규모의 낸드 추가 증설 투자가 미뤄졌고 연내 생산 기여도 불가능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그동안 양산 차질을 겪었던 LG디스플레이[034220]의 광저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장도 정상 가동 시기가 올해 2분기로 재차 지연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KB증권은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원재료·부품 공장 가동 중단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제조업과 경제 회복을 지연시킬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KB증권은 오는 3월부터 가동률 회복세가 예상되지만 이전 수준으로의 회복은 상반기 말까지 지연될 가능성도 있으며 중간재의 중국 의존도가 높으며 관련 제조업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이 높은 한국과 일본, 아시아 국가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날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12·16 대책으로 인한 ‘풍선효과’를 억제하기 위해 정부가 추가로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놨다.
유진투자증권은 저성장과 저금리 탓에 부동산 투자로의 쏠림이 심화하고 있어 당분간 주택시장은 비규제지역 중 실수요가 강한 지역과 재개발 사업이 활발한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고 아파트 외 중저가 주택이나 비주거용 부동산의 상대적 매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를 마치고 사업장에 복귀한 근로자는 대략 70% 정도”라며 “특히 노동 집약적인 반도체·디스플레이 후공정과 스마트폰 부품 산업의 경우 복귀한 근로자가 평균 40% 미만으로 집계되고 이로 인해 일부 공급 차질이 발생했다”고 파악했다.
김 연구원은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이 적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전공정 생산시설(Fab) 역시 비정상적으로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춘제 연휴 이후 근로자 복귀가 원활하지 않은 탓에 종전 3교대 시스템을 2교대로 바꿔 최소 인원으로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신규 증설 투자 및 신규 생산시설 가동도 잠정적으로 지연되는 분위기”라며 “글로벌 장비 제조사 엔지니어들이 중국에서 철수함에 따라 신규 라인 설치가 쉽지 않은 가운데 물류 문제로 장비 조달에도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중국산 원재료 및 부품 조달 차질은 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일본 등 아시아 제조업 국가들의 생산 차질로 이어질 전망”이라며 “일시적인 공급 차질은 장기적으로 경제를 훼손할 이슈는 아니지만 상반기 글로벌 경제에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연구원은 “2월 중국 제조업 생산 차질이 예상보다 클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춘제 연휴 기간이 연장되면서 영업일 수가 1~2월 통합 35일로 지난해 대비 8일(-18.6%) 감소했고 이후 재가동된 공장들도 여전히 가동률이 20% 내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코로나19가 미칠 영향은 생산 차질에 따른 제조업 둔화뿐만 아니라 관광객 감소와 소비 둔화 등 내수 위축에 따른 서비스업 둔화로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따라서 각국의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예상되며 태국과 필리핀은 이달 들어 각각 25bp 금리 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2·16 대책으로 고가 아파트 거래는 상당히 위축됐고 가격상승률도 둔화하는 등 강남 3구에서는 규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다만 12·16 대책이 투기과열지구 9억원 이상 아파트에 집중되면서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지역의 9억원 이하 아파트 시장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에는 특히 ‘수용성’이라는 단어가 신조어로 떠오를 만큼 수원, 용인, 성남 등 수도권 곳곳에서 단기 과열 양상을 보인다”면서 “서울 내에서도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의 가격 상승세가 지속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오는 4·15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추가 대책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고 현재까지의 정책 흐름으로 판단할 때 투기과열지구 확대 지정과 대출 규제 강화가 유력하다”며 “서울 및 수도권 곳곳의 재개발사업에 대해서도 규제 강화를 검토하거나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이나 등록 기준을 추가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