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파운드리 업체인 SMIC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를 발동함에 따라 국내 반도체시장에 훈풍이 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 정부는 SMIC로 수출하는 반도체 장비가 중국군 활동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이번에도 수출제한 조치의 근거로 내세웠는데 증권사들은 이번 미 제재에 대해 어떤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을까.
28일 NH투자증권은 미국 정부가 화웨이에 이어 중국 파운드리 업체인 SMIC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으며 향후 중국 반도체 굴기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와 TSMC, DB하이텍 등 경쟁 파운드리 업체에 수혜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은 최근 화웨이가 TSMC와 거래가 끊기게 되자 대안으로 SMIC를 선택했고 이를 지원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SMIC에 대해 2조7000억원을 투자하고 15년간 법인세를 면제해줬으나 이번 SMIC에 대한 미국 제재로 화웨이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같은 날, 유진투자증권은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의 퇴로를 차단하고 반도체 굴기를 무력화시켰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이는 이번 조치로 SMIC가 앞으로 미국의 반도체 장비/소재를 수입하기 어렵게 되어 첨단 기술 확보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기인한다.
유진투자증권은 SMIC의 최대 고객의 경우 화웨이(매출비중 18.7%)이고 뒤를 이어 퀄컴(8.6%), 브로드컴(7.5%), ON 세미(3.5%), 코보(2%), 싸이프레스(1.2%) 등이 주력 매출처이며 SMIC가 장비를 구매하는 3대 장비 공급 업체는 ASML, 램리서치, KLA-텐코로 각각 SMIC 캐팩스의 11%, 6.6%, 3.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날 KB증권은 미국의 중국에 대한 반도체 제재는 한국의 분명한 반사이익이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는 지난 9월 26일(현지시각) 미국이 세계 5위, 중국 1위 파운드리 업체인 SMIC(중신궈지)를 블랙리스트 대상에 추가한 것으로 전해짐에 따른 것이다.
KB증권은 이로 인해 중국 SMIC는 화웨이 제재와 유사하게 미국 기술이 적용된 반도체 장비, 부품, 소프트웨어 등의 공급을 받기 위해 미 행정부의 사전승인이 필요하게 되어 사실상 공급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치로 중국 반도체 굴기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하고 향후 SMIC가 AMAT, Lam Research, KLA 등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미국 장비 수입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반도체 생산에는 팹리스와 파운드리가 필수로 SMIC가 중국 내 유일하게 14nm 이하 최신 공정 칩을 생산할 수 있는 파운드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도 연구원은 “Cadence, Synopsys, ARM 등 소프트웨어, IP, EDA 등 툴 사용도 힘들어졌고 중국 자체적으로 미국 기술을 대체할 수 있는 장비 및 소프트웨어 생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이번 조치로 삼성전자, TSMC, DB하이텍 등 경쟁 파운드리 업체에 반사 수혜가 가능하나 중국에 반도체 장비 수출을 하는 반도체 장비 업체에는 부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웨이는 TSMC 와의 거래가 끊기면서 SMIC를 그 대안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미국 입장에서 눈엣가시인 화웨이의 숨통을 더욱 조이는 강력한 조치가 될 것이고 중국 1위의 팹리스인 하이실리콘을 보유한 화웨이의 퇴로마저도 이제 사라지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볼 때 SMIC와 거래관계 있는 일부 고객들의 점진적인 SMIC 이탈 도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미국의 이러한 중국 반도체 때리기는 당연히 미국을 위한 전략에 따른 것이나 결과적으로 이는 한국 반도체 업체들을 뒤돌아 웃게 만드는 조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파운드리 1위인 SMIC(0981 HK)의 미국 제재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분명한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며 “미국 기술이 적용된 반도체 장비, 부품, 소프트웨어 등의 수출이 사실상 불가능해져 중국 반도체 업체(창신메모리: CXMT의 D램, 양쯔메모리: YMTC의 낸드)의 시장 진입을 늦추는 효과가 확실히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화웨이 제재에 따른 TSMC 견제로 7나노(nm) 생산을 확보한 삼성전자의 수혜가 예상된다”면서 “올해 4분기부터 중국 현지(우시) 파운드리 공장을 본격 가동할 예정인 SK하이닉스시스템IC(SK하이닉스 지분 100% 보유)의 파운드리 가동률 상승에 따른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