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미래 에너지경제시스템을 ‘탈원전+수소경제’로 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한 후 현대차가 중심이 되어 수소경제를 밀고 있다. 그러나 아직 수소경제의 성공을 예단하기 어렵고 향후 정권들이 현 정권의 수소경제를 계승할 것인지도 불확실하다. 전 세계 에너지 시스템이 수소 기반으로 전환된다고 해도 유럽 및 미국과 중국 등이 한국에게 핵심적 이익을 주지 않으려 할 것이므로 수소경제에 대해서는 여·야 공통의 미래 한국을 위한 거시적 합의에 기반을 둔 보다 면밀하고 철저한 계획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KJtimes>에서는 수소경제의 현재와 미래를 전문가들을 통해 분석, 4회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 주]
[KJtimes=김봄내 기자]세계 곳곳에서는 미래 에너지경제시스템을 수소경제로 꼽으며 연구 및 개발이 한창이다. 각 나라마다 목표와 목적이 다르기는 하지만 실제 전 세계적으로 900개 이상의 수소 관련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만큼 치열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규모의 경제 반드시 이뤄야”
이런 가운데 ‘한국형 수소경제’의 미래는 어떠할까. 전문가들은 한국형 수소경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정책 및 국가경제정책 지속가능성과 호혜·상생의 원칙, 규모의 경제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사실 한국형 수소경제의 시작은 문재인 정부 때부터다. 하지만 이미 출발선을 떠난 만큼 무엇보다 에너지정책과 국가경제정책의 지속 가능성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문재인 정부만의 정책이 아닌 전 정치권 및 국가적 공감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얘기다. 물론 그 결론은 반드시 수소경제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전문가들은 또 한국형 수소경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호혜·상생의 원칙’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현재 이 같은 조언의 근거로는 전기차 핵심인 배터리 관련 이익을 향유하지 못하는 유럽을 꼽힌다.
한 전문가는 “한국형 수소경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수소의 경우 ‘유럽이 큰형’이라고 치켜세워주고 이익은 공유하는 체제 연구와 구축과 더불어 에너지 자립 선언 후 신재생에너지 중시를 천명한 미국과의 관계 설정도 필요할 것”이라면서 “유럽과 같은 체제로 묶이거나 한국 독자 혹은 한-중-일 연대체제가 되는 규모의 경제가 형성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9월 8일 ‘현대차·SK·롯데·포스코 등 15개 그룹이 참여한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서밋에서는 연 1회 매년 9월 총회 개최와 수소산업생태계 조성 협의, 2030년까지 43조원의 투자 약속 등이 합의됐다.
하지만 업계와 일부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위기다. 현실성이 떨어질 뿐더러 ‘한 지붕 여러 마음’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의 속내가 드러나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일례로 ‘SK가스+롯데케미컬’은 연내 수소 조인트벤처(JV) 설립 및 충전소 100개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석유화학공정 상 발생하는 부생수소만으로 국한하는 사업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두산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의 경우 탈원전의 빈자리를 수소로 채울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며 “한화와 일진 등 국내 소부장 기업들도 유럽·중국을 상대로 한 수출 가능성도 타진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 듣고 있다”면서 우려를 나타냈다.
“한 지붕 다른 마음은 이제 그만”
한편 세계 자동차 시장은 급변하는 모양새다. 세계 자동차시장 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 1억대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9000만대로 줄었다. 또한 2019년에는 6550만대로, 2020년25% 감소한 상태다.
눈길을 끄는 것이 이런 상황에서도 전기차가 시장의 주축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 2019년 세계 친환경차(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전기자동차(EV)+수소차) 527만대 중 전기차가 210만대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는 현대차 5.05%(442만대, 전기차 7만2959대), 기아 3.35%(277만대, 전기차 5만3477대)가 포함돼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2025년에서 2030년까지의 기간 중 전 세계 친환경차 판매는 전체의 20~25%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속에서 한국이 살아남으려면 현대차와 기아의 보다 나은 경쟁력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전기차 판매는 세계 4위다. 예컨대 ‘테슬라→BYD→BMW→현대기아차)’ 순이다. 또한 ‘하이브리드+PHEV+EV’ 순위는 ‘도요타→테슬라→혼다→현대기아차’ 순으로 형성돼 있다.
현대기아차는 약진을 위해서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한 듯 계열사를 통한 수소경제 참여에 열심이다. 실제 ▲현대차(수소차) ▲현대로템(수소기차 및 인프라) ▲현대모비스(수소연료전지 통합 모듈) ▲현대글로비스(수소물류 체계) ▲현대제철 및 현대로템(수소생산) 등이 여기에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