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정소영 기자
[kjtimes TV=견재수 기자] 삼성서울병원(병원장 박승우)에서 후진국형 전염성 피부염인 ‘옴’ 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옴이 전염된 유증상자 중에는 입원 환자들과 수시로 접촉하는 의료진까지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병원 측은 이 같은 사실을 환자들에게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축소 및 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22일 의료계와 본지 취재에 따르면, 지난 5월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 10여 명이 병원 내에서 전염성 피부병 ‘옴’에 집단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 측은 확인 후 유증상자를 분리하고 치료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런데 병원 측 대응 과정에서 일부 환자와 의료진에 대해서만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병원 내 다른 입원 환자들에게는 해당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사실을 축소 또는 은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병원 측은 옴 발생 경로에 대해 입원 환자의 가족이나 지인 등 외부인 접촉으로 인한 것인지, 옴에 걸린 상태로 입원한 환자에게서 전파된 것인지 정확한 설명이 없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옴 유증상자 중에는 의료진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진의 경우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과 접촉할 확률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병원 측의 대응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여부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입원 환자들은 대부분 활동 반경이 병실로 제한적일 수 있으나 의료진의 경우는 병동 내 다른 환자뿐 아니라 외부인과 접촉아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에 기인하면 환자와 의료진 모두 옴 전염 가능성에 노출될 수 있었던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전염성 피부질환인 옴은 1980년경 국내에선 사라진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최근 노인 요양시설과 교정시설 등 진답생활이 이루어지는 곳에서 재발되는 실정이다. 한해 파악되는 유증상자 수는 약 4만명 안팎이다.
신체접촉, 의류, 침구류 등을 통해 옮겨지며, 환부를 긁으면 신체 여러 곳으로 옮길 수 있고 주로 야간에 가려움 증상이 심해진다. 최대 잠복기인 6주 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증상 여부를 떠나 주의관찰이 필요한 전염병이다.
잠복기를 고려하면 병원 측에서 최초 유증상자로 확인한 환자 대부분이 치료를 끝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개인 간 면역력의 편차를 감안하면 여전히 치료를 받거나 병원 측이 관리 중인 환자가 있을 수도 있다.
병원 관계자도 본지 취재에 대해 ‘모니터링 등 계속 관리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여전히 치료 중인 유증상자가 있거나 아직 잠복기간이 남아 관찰 중인 환자가 있을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병원 관계자는 “지역사회 감염 후 원내 전파된 사례로 초발환자 발생 후 즉시 역학조사 시행, 유증상자는 격리 및 치료, 원내 소독 등 원내 감염 확산을 조기 차단하고 접촉자 모니터링 등 계속 관리 중”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지역사회 옴 관련 유행 발생 시 원내 주의 당부 및 교육 시행, 의심증상 보고 및 적극적 치료 시행하여 예방적 조치에 만전 기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서울병원은 전직 대통령, 재벌총수 등 유력인사들을 대상으로 국내 최대 VIP마케팅을 전개하고 있을 정도로 글로벌 의료수준을 보유하고 있는 병원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병원의 위생과 전염성 질환의 관리 실태 등이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편,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격리 및 치료, 모니터링을 계속하며 관리하고 있는 것에 대해 관찰 중인 환자가 계속 있을 수 있다는 해석이 있다는 질문에 “본원 옴 발생에 관해 지역사회 감염 후 원내 유입된 건으로 확인된다”면서 “현재 원내 유증상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