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Jtimes=정소영 기자] KT는 지난해 8월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선임 직후 김 대표는 "앞으로 KT가 보유한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 인프라와 기술력, 사업 역량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김영섭 대표 취임 이후 낙하산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직원의 30% 수준인 5700여명에 대한 구조조정에 돌입해 내부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KT의 지속가능성 위협하는 과제 산적
KT는 2002년 공기업 ‘한국통신’에서 100% 민간기업으로 민영화된지 올해로 22년이 됐다. 당시 KT의 민영화는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함은 물론 투명하고 합리적인 경영을 통해 건전한 기업으로의 성장을 지향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20여년간 KT는 각종 부패사건을 일으키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낙하산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개인정보유출, 대규모 통신장애 등으로 인한 소비자피해도 적지 않았다. KT는 소비자가 사기와 피싱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수백만건의 스팸문자를 발송해 이익을 챙겼고, 최근 3년간 이동통신3사 가운데 통신분쟁조정 신청이 가장 많아 사회적 비판에 직면해 있다. 이와 같은 문제들은 KT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과 투자자들로부터의 신뢰 회복이 시급한 과제가 됐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단체인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선임 1년이 된 김영섭 대표가 건전한 재무구조 측면에서 KT를 잘 이끌고 있는지 분석한 자료를 지난 22일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김 대표가 선임되기 전인 2023년 반기(1~6월) 연결재무제표와, 선임된 후인 2024년 반기(1~6월) 연결재무제표의 비교를 통해 KT의 자산, 부채, 자본 등의 세부내역이 건전한 재무구조 측면에서 어떻게 변화됐는지 확인했다.
해당 조사에서 KT의 부채가 13.4% 증가했으며, 특히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유동부채(단기부채)가 42.9%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부채비율은 115.5%에서 127.3%로 10.2% 증가했다.
자료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 자료를 참고했으며, 이를 통해 KT가 지속가능하며 재무구조가 건전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개선방안을 제안했다.
◆"유동부채 과도해 단기적으로 자금압박 가능성 배제 못해"
기업에 있어 건전한 재무구조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외부 신뢰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재무구조가 건전하다는 것은 기업의 부채비율이 적정 수준이며 자본이 충분하고 유동성이 원활해, 외부충격이나 경기변동에 잘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조사한 KT의 재무구조 결과는 다음과 같다.
▲자산 : 자산이 8.5% 증가했으며 주로 유동자산의 33% 급증에 기인하는데 이는 KT의 유동성 상태가 강화됐음을 의미한다. 유동자산은 1년내에 현금으로 전환되거나 소비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산을 말한다. 즉, 단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산으로, 기업의 운영자금 흐름을 원활하게 만드는 핵심요소이다. 주요 항목으로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매출채권, 재고자산, 단기투자 등이 있다.
반면 비유동자산은 1.3% 감소했다. 이는 장기자산에 대한 투자축소나 자산가치 감소를 나타내며, KT가 자본지출에 대해 보다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유동자산은 1년 이상 장기적으로 보유하거나 사용될 자산을 말한다. 비유동자산은 기업의 장기적인 투자나 사업의 성장기반이 되는 자산이다.
주요 항목으로는 건물, 기계, 설비, 토지 등의 유형자산, 무형자산(특허, 상표권 등), 장기투자 등이 있다. 비유동자산은 기업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으로 자산을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며 이를 통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다
▲부채 : 부채는 13.4% 증가했으며 특히 유동부채가 42.9% 급증했다. 유동부채의 급증은 현금흐름에 부담을 줄 수 있거나 단기차입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유동부채는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부채를 의미한다. 즉, 단기적으로 갚아야 할 채무로서, 기업의 단기유동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주요 항목으로는 매입채무, 단기차입금, 미지급 비용 등이 있다. 유동부채가 과도하면 기업은 단기적으로 자금압박을 받게 된다. 따라서 유동부채 관리는 기업의 재무 건전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반면 비유동부채는 12% 감소했는데 이는 KT가 장기부채를 줄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자비용 감소 또는 장기적인 채무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일 수 있다. 비유동부채는 1년 이후에 상환해야 할 부채를 의미한다.
장기적인 금융부채나 장기차입금 등이 이에 해당하는데 이는 기업의 장기적인 자금계획과 관련이 깊다. 비유동부채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유지하며 채무를 상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이다. 부채비율은 115.5%에서 127.3%로 10.2% 증가했다.
▲자본 : 자본은 2.9%로 소폭 증가해 안정적인 주주가치 성장세를 보였으나, 부채 증가율에 비해 다소 낮은 증가율이다. 이는 KT가 자본보다 부채를 통해 기업성장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본은 기업의 소유주가 투자한 금액과 그동안의 영업 활동을 통해 축적한 이익으로 구성된 재원을 의미한다. 자본은 기업의 자산에서 부채를 차감한 나머지 금액, 즉 기업의 소유자에게 귀속되는 순자산이다.
기업에 있어 자본은 단순한 자산의 소유권을 넘어 재무안정성, 성장가능성, 위기대응력, 외부신뢰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다. 충분한 자본을 유지하는 것은 장기적인 기업성장을 위한 필수조건이며, 부채와의 균형을 통해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재무관리를 실현할 수 있다.
◆재무적인 측면에서의 문제점
▲ 단기부채의 위험 : 유동부채(단기부채) 42.9% 급증
유동자산의 33% 증가에 비해 유동부채가 42.9% 급증한 것은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KT에게 악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 만약 유동부채가 유동자산 증가를 계속 초과한다면 현금흐름의 압박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 부채의존적 성장 : 부채증가율, 자본증가율에 비해 4.6배 많아
부채증가율(13.4%)이 자본증가율(2.9%)보다 훨씬 높다는 것은 KT가 자기자본보다는 부채에 더욱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단기부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 금리인상 환경에서 재무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 자산 문제 : 성장에 제한적
유동자산의 성장은 긍정적이지만, 비유동자산의 감소는 장기적 프로젝트나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부족을 나타낸다. 이는 인프라 투자나 혁신이 줄어들 경우 KT의 미래수익 성장에 제한을 줄 수 있다.
▲ 재무비율의 문제 : 부채비율 127.3%
부채비율(부채/자본) : 127.3%
2024년 부채비율은 127.3%로, 2023년 115.5%에 비해 10.2% 증가했다. 이는 부채가 자본보다 빠르게 증가했음을 의미하며, 현재의 부채비율과 증가율은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키고 있다
▲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 : 1.08
2024년 6월말 기준 유동비율은 1.08로, 2023년 6월말의 1.16에서 감소했다. 유동자산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동부채가 더 크게 증가한 것이 원인인데 이는 단기적인 재무건전성이 약화됐음을 나타낸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이와 같은 조사결과를 근거로 김영섭 대표 선임 1년이 된 KT의 건전한 재무건전성을 위해 ▲ 단기부채 관리 및 유동성 개선 ▲ 부채 의존성 개선 ▲ 자산구조 개선 ▲ 유동성 비율 개선 등의 이행을 강력히 촉구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건전한 재무구조는 단기적인 이윤극대화를 넘어 장기적인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을 담보하는 핵심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김영섭 대표는 검찰 및 정치권 출신 인사들을 다수 임명해 낙하산 인사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김 대표는 2023년 11월 첫 임원 인사로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사건을 담당한 검사 출신 이용복 변호사를 법무실장(부사장)으로 영입했다. 2024년 2월에는 컴플라이언스추진실장(상무)에 검사 출신인 허태원 변호사를, 감사실장(전무)에 특수부 검사 출신인 추의정 변호사를 각각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