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정소영 기자]
[KJtimes=김지아 기자] 지난 2월, 수십억원대 달하는 불법 대출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랐던 NH농협은행(이하 농협은행) 대출 담당 직원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해당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경찰에 따르면, 지난 4일 인천 서구 한 주차장의 주차 중인 차량 내부에서 농협은행 본사 직원인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직원은 지난 2월부터 검찰이 수사중인 NH농협은행 불법 대출 의혹과 관련 모 부동산개발업체의 대출 심사를 담당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농협은행, 지난 2년간 두 명의 대출 담당 직원 '극단적 선택'
앞서 지난 2월 6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는 30억에서 40억원대에 이르는 불법 대출 정황을 포착하고 농협은행 본사와 모 부동산개발업체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사망한 직원도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었으나 아직 수사가 진행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이같은 수사는 앞서 지난 2023년 국정감사에서 "농협은행이 건축비 대출을 위한 신용보증기금 보증서를 모두 받기 전에 미리 모 부동산개발업체 지주회사인 A홀딩스에 100억원대 대출을 승인해줬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부터 시작됐다.
이와 관련, 본지는 NH농협은행측에 취재를 시도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한편, 농협은행에서는 지난해 8월에도 4년간 117억원을 횡령한 직원 B씨가 내부 감사가 시작된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바 있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사고 기간은 지난 2020년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약 4년 동안으로, 사고 금액은 현재까지 확인된 것만 11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내부 감사 도중이던 지난 21일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농협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13건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선교 국회의원(국민의힘)이 NH농협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금융사고 적발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10건, 9월 이후 공시된 금융사고 3건 등이다.
이처럼 잦은 금융사고 가운데, 농협은행에서 규모가 큰 금융사고가 발생한 것은 지난해와 올해를 합쳐 다섯번째다.
◆강태영 은행장 책임론 대두
농협은행에서 이런 금융 사고와 극단적 선택이라는 사건이 반복되자, 강태영 농협은행장 등 '경영진 책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최고경영자가 반복되는 사건이 빚어질 때까지 은행 내부 통제에 대한 필요성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거나, 제대로 인지하고 관리하지 못했으며 이에 대한 책임이 무겁다는 것이다.
한 금융 전문가는 "농협은행이 직원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환경이 조성되도록 방치한 것에 대해 명확한 사과와 사후 조치가 필요하다"며 "농협은행의 반복된 비극이 단순한 사건으로 묻히지 않도록 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