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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국세청, '슛돌이 세무서장'의 도를 넘은 축구 사랑…구설수

업무시간 중에도 축구한다며 직원들 동원…조퇴처리 '꼼수'
2주에 한 번, 세정업무 보다 드리블과 응원이 더 중요한 세무서(?)
감찰, 서장 갑질 인지하고도 미온적 대처(?)… 몰랐다면 더 큰 문제


[kjtimes=견재수 기자] 최근 서울 소재 A세무서장의 지나친 축구 사랑이 국세청 안팎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A서장은 업무시간에 직원들을 동원하기 위해 조퇴 처리로 꼼수를 부리는가 하면, 직접 뛰지 않는 직원들은 축구장 응원석에서 A서장의 축구 활동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켜야 했다. 심지어 이같은 반강제식 축구 활동으로 접질리는 등 부상을 입은 직원도 여럿이다.

 

세정가에서는 과거 일부 관서장들이 보였던 갑질과 다른 새로운 초식의 '스포츠 갑질'이라는 목소리와 함께 A서장의 축구 열정이 도를 넘어 직원들에게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일명 '슛돌이 세무서장'과 그의 도를 넘은 축구 열정을 따라가 봤다. 


◆2주일에 한 번은 세정 업무보다 드리블과 응원이 더 중요한 세무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천하람 의원실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당 세무서는 2주에 한 번 특정 요일에 조퇴 처리된 직원들이 몰려있었다. 바로 A서장이 축구 활동을 계획한 날로 근무시간에 축구를 하러 미리 이동하기 위한 꼼수였다.

 

A서장의 축구 활동이 계획된 날에는 세무서가 퇴근 시간 보다 두어 시간 전부터 분주해진다는 제보도 있었다. 이는 축구 활동을 준비하기 위해서인데, 일부 직원들은 업무시간이 끝니지 않았음에도 축구장으로 출발한다. 그리고 A서장도 세무서를 나선다.

 

지난 3월 11일 기자가 찾은 축구장에는 오후 6시 이전에 도착해 몸을 풀고 있는 직원들이 일부 포착됐다. 퇴근 시간인 6시가 가까울수록 축구장으로 모이는 인원들도 갈수록 늘어났다. 


축구장 전광판 시계가 6시를 막 지날 무렵에는 이미 축구장에 집결해 있거나 응원석에 자리 잡고 앉은 직원들도 다수였다.

 

러시아워가 한창인 퇴근시간, 세무서에서 축구장까지 차량이동 시간을 내비게이션으로 확인해보니 10~12분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거리와 시간을 고려하면 일부 직원들은 퇴근 시간 전부터 축구장으로 출발한 것이 확인된 셈이다.

 

문제는 그들의 조기 퇴근(?)으로 발생한 업무 공백과 빈자리는 세무서에 남아 있는 축구와 관련 없는 직원들의 몫이라는 점이다.

 

세정가 일각에서는 "업무시간에도 축구를 하는 곳이라면 그곳에서 말하는 워크(Work:업무)는 패스워크나 팀워크 아니겠냐"며, "세무서 보다 축구팀 클럽하우스에 가까운 것 같다"고 꼬집었다.

 



◆업무시간인데 축구장에서 몸 풀고 있는 직원들… 비결은 '조퇴' 그리고 '특혜'

 

일선 세무서의 경우, 조퇴나 병과를 낼 때 눈치를 봐야하는 직원들이 적지 않다. 요즘 젊은 직원들은 그런 것을 잘 챙긴다는 말도 있지만, 막상 조직 생활에 녹아들면 눈치 보는 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A서장이 관서장으로 있는 세무서에서는 축구를 잘하거나 축구 열정이 인정되면 조퇴할 때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 이것이 바로 '특혜'다.

 

A서장과 같은 취미를 갖고 싶어도 축구화를 신어본적 없는 여직원들이나 건강을 챙길 나이가 된 선배 직원들은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취재를 통해 확인한 부분은 조기 퇴근한 직원들을 대부분 '조퇴' 처리되는 꼼수가 작동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A서장의 지나친 축구 열정은 업무에 영향을 끼칠뿐만 아니라 대다수 직원들에게 스트레스와 소외감을 초래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축구 열정이 직원 평가 1순위 아니냐는 뒷말도 여기서 비롯됐다. 공교롭게도 바로 직전 세무서에서 A서장을 보필하던 팀장은 최근 인사이동을 통해 A서장이 있는 세무서로 이동해 또 다시 그를 보필(?)하는 자리에 배치됐다.

 

이렇다 보니 축구 실력이 뛰어난 직원들이 근평(인사평가)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거나, 실제 업무 능력이 뛰어난 직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얼마 전 퇴직한 세정가 관계자는 "일선 세무서의 승진경쟁은 바늘구멍보다 좁은데,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승진했다 해도 다른 직원들 눈에는 서장과 취미가 같거나 축구장에 자주 가서 좋은 점수를 얻었다는 시선이 생길 수 있다"며, "관서장은 이런 부분도 고려해야 할 어려운 자리"라고 조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참여를 강요하지 않는 모양새이긴 하나, 빠지면 눈치가 보이고 평가에도 영향을 미칠까 고민되는 것이 직원들의 현실"이라며, "운동을 좋아하지 않거나 몸이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A서장의 과도한 축구 열정이 고민이자 고역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감찰, '슛돌이 서장' 상황 인지하고도 미온적 대처… 특정출신 서장의 특혜(?)

 

한편 감찰부서가 A서장의 이같은 행태를 사전에 인지했음에도 미온적 대응해 논란을 미리 막지 못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A서장의 기상천외한 축구 사랑은 인근 세무서까지 소문이 날 정도인데 감찰에서 인지를 못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사실상 직무유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일선 세무서의 감찰 업무에는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 엄수 여부는 물론, 점심시간까지 지켜지고 있는지 살피는 활동이 포함돼 있을 정도로 깐깐하다는 점에 기인한다.

 

기자들이 일선 세무서 관계자들과 점심 약속이라도 할라 싶으면 감찰 활동을 가장 큰 이유로 들며 정시에 복귀하길 반복했던 것이 이미 수년 전부터 세무서 직원들의 관행이다.

 

그럼에도 A서장의 기상천외한 축구 열정을 인지 못했다는 것은 2만 여명이 넘는 국세청 구성원 누가 봐도 이해가 가지 않은 대목이다. 


세정가 안팎에서 '특정 출신 관서장'이라는 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배경은 이 때문이다.

 

이 같은 시선에 '오해의 측면'이 있다 해도 이 또한 감찰부서가 자초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워 질 수 없어 보인다.

 

국세청 일각에서는 A서장의 도를 넘은 축구 열정으로 인해 조직 내 취미활동이나 스포츠 활동이 소극적으로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손톱이 길면 잘라야 하듯 건전한 모임 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며, 그래야만 건강한 조직문화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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