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 7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 증자를 결의했다고 밝히면서 이 같은 결의가 주가가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동부증권은 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증자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유상증자 참여가 주가에 긍정적 이벤트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회사에 대한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종전처럼 1만6000원과 ‘시장수익률 하회’(underperform)'로 제시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유상증자 과정에서 기존 주주의 미청약분이 발생할 경우 최대 3000억원 한도 내에서 일반 공모에 참여하기로 했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이재용 부회장의 사재 투입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증자 성공 가능성이 커졌다”며 “삼성엔지니어링의 1, 2대 주주인 삼성 SDI(13.1%)와 삼성물산(7.8%), 우리사주조합(20%)과 이재용 부회장의 유상증자 참여를 가정하면 유상증자 물량 1조2000억원(예정발행가 기준) 중 약 66%를 확보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이 부회장이 대주주가 아님에도 유상증자에 참여함에 따라 향후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게 됐다”면서 “다만 산유국 재정문제로 플랜트 발주 시장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잠식 상태는 벗어날 수 있겠지만 턴어라운드(실적 개선)에 대한 신뢰도는 낮다”며 “외부 환경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의 빠른 턴어라운드를 위해 단기적으로 계열사 물량의 수주가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날 NH투자증권은 이 부회장의 증자 참여로 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증자 실패 위험이 축소될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강승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재용 부회장이 미청약분이 발생하면 최대 3000억원을 한도로 주식을 배정받을 것이라고 밝힌 것은 실권주 최소화 또는 유상증자 실패 위험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여기에 8000억원 규모의 말레이시아 화공 플랜트 수주와 전 직원 무급순환휴직 실시, 임원 급여 반납 등 전사적 노력도 (삼성엔지니어링의) 회복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벤트”라며 “기관의 증자 참여 가능성도 커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증자가 현 주식수의 3.7배에 달하는 대규모”라면서 “그룹 대주주의 적극적인 유상증자 참여 발표는 증자의 성공 가능성과 삼성엔지니어링의 그룹 내 위상을 키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같은 날,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해 대규모 유상증자로 주당 가치가 희석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3만8200원에서 1만원으로 내리고 투자의견은 종전대로 ‘중립(HOLD)’을 유지했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미청약분에 대한 공모 참여 약속으로 유상증자 성공 가능성은 높아졌다”면서도 “유상증자로 주식수가 약 1억9600만주로 대폭 늘어 주당 가치는 크게 희석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유상증자가 성공해 자본 조달이 가능하다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자본 확충을 통한 재무 안정화가 가능할 것이며 자본 확충에 성공한다면 영업 정상화 정도에 따라 기업가치는 변할 수 있다”면서 “다만 최근 유가 하락에 따른 글로벌 플랜트 시장 위축으로 빠른 영업회복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