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끝없이 추락할 것만 같았던 일본항공(JAL)이 다시 한 번 힘차게 비상했다. 모두가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80세의 老 경영인은 화려한 부활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부활뿐만 아니라 2년 연속 사상 최고의 이익을 달성했다. 그리고 약속했던 3년이 지나면 모든 업적을 뒤로하고 회사를 떠날 계획이다.
JAL은 2010년 2조 3000억엔이라는 엄청난 빚에 허덕였다. 파산이 가시화되자 일본 정부는 老 경영인을 ‘삼고초려’해 JAL을 맡겼다. 당시 나이 78세인 그는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 명예회장이었다.
이나모리 회장은 1959년 교토에서 직원 8명으로 시작해 전자부품, 휴대폰, 태양전지를 생산하는 세계적인 전자기업 교세라를 건설했다. 일본 2위 통신사 KDDI도 그의 작품이다.
그가 JAL로 출근 하던 첫날 그의 집은 회사(도쿄)에서 500km나 떨어진 교토에 자리 잡고 있었다. 매일 출근하며 사무실이 아닌 현장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하지만 이미 날개가 꺽여 추락하고 있던 JAL은 관료주의와 무사안일에 빠져 있었다.
임원들조차 회사 업무보다 정치권을 비롯한 정부 흐름을 예의주시하기 바빴다. 이러한 회사를 변화시킨 것은 이나모리 회장의 ‘아메바 경영’이다. 큰 조직을 단위 그룹으로 쪼게 생산성을 확대학고 구성원들의 경영의식과 자발성을 키웠다.
그의 경영철학인 아메바 경영은 직원들의 의식개혁을 주도하며 추락하던 JAL을 다시금 비상시켰다. 그 과정 중에는 살을 도려내는 아픔도 분명 있었다. 45개의 적자노선을 폐지하면서 4만 8700여명의 직원 가운데 33%를 감축하며 2600명으로 조정했다.
구조조정 당시 일터를 잃을 위기에 처해있는 직원들에게 고개를 조아리며 “다시는 정리해고를 않하겠다”고 사죄했다. 본인 스스로도 급여를 받지 않았다. 혹독한 겨울이 지나고 봄이 찾아온 JAL은 지난 14일 “작년 영업이익이 2049억엔”이라고 발표했다. 한화로 환산하면 2조 9500억원 규모다.
2010년도에도 1884억엔의 흑자를 기록한데이어 2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달성한 것. 이전까지 누적된 영업적자만 해도 1337억엔, JAL의 부활을 놓고 일본 내에서 ‘기적’이라는 표현을 갖다 붙이고 있다. 다가오는 가을 쯤 JAL이 주식시장에 재상장되면 겹경사를 맞는다.
老경영인은 2013년 약속했던 3년을 채우고 모든 것을 뒤로한 채 회사를 떠날 계획이다. 이나모리 회장은 “JAL을 재건하는데 목숨을 걸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일본항공을 맡은지 3년이 되는 내년 3월경 회사를 떠나겠다”고 밝혔다.
일본 내에서는 이나모리 회장을 ‘경영의 神’으로 부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