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대한항공의 신용도가 위험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7일 금융권과 재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신용도 훼손 우려가 있다. 이 같은 우려는 현재 신용평가들이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의 신용도를 연계 감독하고 있다는데 기인한다.
이처럼 신용평가들이 연계 감독하는 이유는 한진해운의 신용위험이 대한항공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대한항공이 기저효과와 화물 수송량 증가 등에 힘입어 이익이 회복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한진해운의 유상증자 참여시기 등 예측하기 어려운 지배구조 이슈가 불확실성으로 작용한다”고 판단했다.
한진해운은 지난 14일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신용등급을 또 다시 강등 당했다.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안정적)에서 투기등급 전 단계인 ‘BBB-’(부정적)으로 하향조정된 것이다. 나이스(NICE)신용평가도 한진해운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내렸다.
차입금 부담이 과중하고 단기성 차입금 상환 계획에 대응하기 위한 유동성 확보 노력이 시급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말 자구책을 마련했지만 아직 가시적인 결과를 도출해내지 못해 신용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셈이다.
실제 한진해운의 재무 상태는 불안하다. 차입금 증가와 자본금 감소 효과로 차입금의존도는 80.5와 부채비율 1444.7%에 달하고 있다. 1년 이내에 갚아야 할 차입금만 3조2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기한이익상실을 선언할 수 있는 재무약정 수준을 넘어선 상태다. 사채모집위탁계약서에는 부채비율 1000% 유지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이 명시돼 있어서다.
문제는 한진해운에 대한 대한항공의 지원이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 살리기’에 나서며 지난해 12월 2500억원의 자금 대여와 4000억원 수준의 유상증자 참여를 약속했다. 이후 두 번에 걸쳐 2500억원의 대여금을 집행했다.
게다가 상반기 안으로 4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최대주주 등극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최대주주 등극이 독이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회사의 신용위험을 고스란히 떠안아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는 까닭이다.
현재 업계는 대한항공의 한진해운에 대한 지원이 언제 이뤄질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만일 지원으로 한진해운이 회복에 성공할 경우 사업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한 시너지 구현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대한항공의 등급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해운 시장의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한진해운이 단기간 내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쉽지 않았던 만큼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의 차입금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