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이지훈 기자]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경영 공백이 길어지는 가운데 삼성은 안팎으로 사업구조 개편과 경영쇄신 작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삼성그룹은 현재 주력인 삼성전자의 2∼3분기 실적 악화로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다. 몇몇 계열사는 경영진단을 받고 있고 스태프 인력의 현장 재배치가 이뤄지고 있다.
실제 내부적으로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임직원 500여명을 재배치하고 본사 스태프 인력을 영업부문 등 현장에 내보내는 한편 해외 출장비 삭감 등으로 허리띠 졸라매기를 독려했다. 삼성전기가 11년 만에 그룹의 경영진단을 받았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출범 후 처음 경영진단 대상이 됐다.
그런가 하면 삼성은 비상경영으로 위기 돌파하며 반전 카드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 삼성은 이 회장의 공백으로 인해 직접 촉발된 위기를 맞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격렬한 글로벌 시장 경쟁에 대응하고 있다.
이 같은 여파로 조직은 상당한 피로감이 쌓은 상태다. 일상 업무는 계열사별로 처리하고 있고 주요 업무는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과 계열사 경영진이 협의한다. 더 중요한 의사결정은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관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전카드도 준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1차로 15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평택 고덕지구 반도체 공장 투자를 1년 앞당겨 실행에 옮긴 것이다.
뿐만 아니다. 사물인터넷(IoT), 기업간거래(B2B) 부문에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신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그런가 하면 2차전지와 바이오의약 등 신수종사업 일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이다.
7년간 끌어온 반도체 사업장 직업병 피해 보상 문제가 난항을 겪고 있음에도 협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협상은 이 회장 입원 직후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의 사과로 태도 변화를 보여 어렵사리 대화가 시작됐다.
재계 한 관계자는 “3년 넘게 소송전을 벌여온 애플과 미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특허소송을 철회하기로 합의하는 등 협상에 진전을 이끌어냈다”면서 “애플에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공급도 재개하는 등 반전카드를 하나씩 꺼내들고 진행시키고 있어 삼성의 재도약이 이뤄질지가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