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현수 기자] 일본 정부가 F-35 전투기 프로그램에 참여 의사를 보였지만, 미국 정부가 거절할 계획이란 보도가 나왔다.
29일(현지시간) 미국 군사전문 매체 디펜스뉴스에 따르면 스즈키 아쓰오(鈴木敦夫) 일본 방위성 정비계획국장은 지난달 18일 일본이 F-35 전투기 소비자에서 제대로 자격을 갖춘 산업기지 컨소시엄 구성원으로 전환하는 방법에 관한 정보 요청을 서신을 통해 엘런 로드 미국 국방부 구매·유지국장에게 전했다.
스즈키 국장은 서신에서 "F-35 프로그램에서 파트너 국가가 되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라고 생각한다"며 "우선 일본이 파트너 국가가 될 가능성이 있는지 없는지에 관한 당신의 생각을 알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비용 분담과 승인 절차 및 필요한 기간에 관한 조건 등과 더불어 파트너 국가의 책임과 권리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방위성에 제공해주기를 바란다"며 "우리는 당신이 제공한 조건을 토대로 파트너 국가가 되는 것과 관련한 권리와 의무 사항에 관해 철저히 검토한 후에 우리가 파트너 국가가 되는 것을 추진할지 최종 결정을 내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디펜스뉴스는 F-35 합동사업단(JPO)이 파트너십은 초기 투자에 참여했던 국가들로 한정됐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브랜디 시프 F-35 JPO 대변인은 "F-35 협력 파트너십은 2002년 7월15일 문이 닫혔다"고 말했다. 또 국방부 구매 담당 중역이 2002년 4월 남긴 메모에도 비슷한 취지의 설명이 남아 있으며 F-35 파트너들은 2007년에도 개발 단계에 참여한 국가들만 생산·유지·현대화 과정에서 파트너로 남아 있을 수 있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일본은 F-35 전투기를 42대 보유했고, 최근 F-35 전투기 105대를 추가 구매하겠다고 밝히면서 미국 동맹 가운데 F-35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가 될 전망이다.
반면, 미국은 새로운 파트너가 필요할 수도 있는 상황에 직면했다. 최근 터키가 미국 반대에도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 도입을 단행했고 미국은 이에 맞서 터키를 F-35 프로그램에서 배제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미국이 일본을 F-35 파트너로 참여하도록 하는 구상에 부정적인 이유는 타국도 비슷한 요구를 할 것을 우려해서다.
디펜스뉴스에 따르면 한 전직 관료는 일본을 참여시키면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이라며 "이 경우 일본과 정치적 갈등상태인 한국이나 F-35 파트너 자리가 마감된 후 소비자로 처음 참가한 국가인 이스라엘도 파트너가 되려고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현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연합국 가운데 유일하게 F-35를 파트너가 아닌 소비자인 벨기에 동향에도 주목했다.
F-35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방식에는 두 가지 그룹이 있다.
첫번째 그룹은 JPO에 당국자를 파견하며 F-35 사업에 직접 관여하는 파트너들로, 호주, 캐나다, 덴마크, 이탈리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터키, 영국, 미국 등 9개 국가로 구성됐다.
두번째 그룹은 F-35 소비자로 구성된 그룹으로, 프로그램에 나중에 참여한 국가들이다. F-35 개발에 대한 결정권 등 산업적 참여도가 낮으며 합동계획본부에 당국자를 파견하지 않는다. 한국, 일본, 이스라엘, 벨기에 등이 이 그룹에 속하며 향후 핀란드, 싱가포르 등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