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정소영 기자] 지난 1월 9일 발생한 ‘화성‧평택 하천 수질오염 사고’는 경기도 화성시 양감면에 있는 유해화학물질 보관 사업장에서의 화재로 촉발됐으며, 보관 중이던 유해물질 일부와 화재 진압에 사용된 소화수가 경기도 평택시 청북읍 한산리 827번지 관리천으로 유입돼 총 7.7㎞의 하천이 오염됐다. 이후 당국은 활성탄 여과기를 활용해 색도와 오염물질을 제거 작업을 진행했다.
이런 가운데 유해물질 유입사고가 발생한 관리천의 정상화 여부를 놓고 정부·지자체와 환경단체간 이견이 표출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환경부와 평택시는 지난 15일 언론브리핑을 통해 유해화학물질 유출 사고가 일어난 관리천 구간의 오염수 제거 작업이 마무리돼 현재 정상화 단계에 이르렀으며, 추후 계획으로 오염수 유출을 막던 임시 방제 둑을 허물고 사후 환경영향조사를 통해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은 이 같은 환경부 발표와 관련 논평을 통해 “사실상 관리천 유해화학물질 유출 사고 대응에 대한 종결 선언”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 “환경부의 관리천이 정상화 선언 이후에도 여전히 오염 구간 관측”
17일 환경운동연합은 “우선 유해화학물질 유출된 관리천이 정상화됐다는 환경부 주장에 반하는 현장 증거가 여전하다. ‘에틸렌디아민’은 1월 9일 사고 발생 당시 유출된 주요 물질이다”며 “이 물질 탓에 하천 색깔이 파란색으로 변했는데, 환경부의 종결 선언 직후 확인 결과 여전히 오염 구간에서 관측되고 있다. 또 물속의 TOC(총유기탄소) 농도 또한 인근 진위천과 평택호 등에 비해 현저히 높아 주민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환경부 이번 결정은 안전 확인에 있어 한계가 있어 보인다. ‘화학물질관리법’은 45조에 ‘화학사고 원인이 되는 화학물질의 대기·수질·토양·자연환경 등으로 이동 및 잔류 형태’를 ‘화학사고 영향조사’에 따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화학사고 발생지역 인근 주민의 건강 및 주변 환경에 대한 영향’ 조사도 규정하고 있다”며 “실제 이번 사고로 유출된 메틸에틸케톤과 같은 유독성 물질은 공기 중 확산과 흡입을 통해서 두통, 현기증, 구토, 마비 등의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환경부는 대기 등으로 어느 정도까지 확산했는지, 인근 주민과 주변 환경에 대한 영향 등을 제대로 평가했는가? 관리천 통수에 따라 오염 우려 하천수가 진위천으로 유입될 시 하천과 주변 주민 등의 안전을 장담할 수 있는가?”라며 환경부의 부실조사 가능성을 제기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주민 불안과 행정 불신은 환경부 등 국가기관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유해화학물질 유출 사고와 같은 환경 사고 대응의 기본은 ‘국민의 알권리’다. 유출 화학물질의 유해성과 위해성을 알아야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며 “불행히도 사고 발생 이후 환경부 등 국가기관과 지자체는 시민사회와 주민의 알권리를 외면했다. 환경부 등은 알권리 확보 차원에서 시민사회와 주민이 요구한 ‘민관합동 조사’를 거부했다. 사고 수습 과정에서 시민사회와 주민이 배제된 행정은 불안을 키우고 환경 행정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관리천 유해화학물질 유출 사고와 같은 환경 재난은 인근 주민과 하천 생명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사고 원인자에 대한 책임과 재발 방지 대책은 당연하다. 또 환경부 등 국가기관이 해야 할 일은 성마른 사태 무마가 아닌 종합적 관점의 안전 확인과 국민 알권리 확보다”며 “거듭 강조하지만, 이런 기본 과정의 누락은 환경 행정에 대한 신뢰 상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방제 둑 제거에 앞서 국민 알권리 확보 차원에서 민관합동조사 실시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