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서민규 기자]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삼성그룹 전자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해외 주요 거점에서 단기간 순환근무를 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관심을 끈다. CEO라는 의사결정권 자리에 있는 인력의 순환근무는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현장경영을 강화하자는 뜻이 강하게 읽힌다.
11일 삼성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의 전자계열사 CEO들이 대략 1주일 정도 기간을 정해 해외로 단기 파견 근무를 하는 프로그램이 그룹 내부에서 추진되고 있다.
파견지는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포함해 해외 주요 사업장 등의 지역으로 전해졌다. 횟수는 2~3개월에 한 번씩 1주일 가량 근무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측은 “글로벌 현지의 환경을 살피면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고 해외에서 근무 중인 임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차원의 검토”라고 밝혔다. 해외 현장에 나가서 직접 발로 뛰는 경영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전자계열사 CEO들의 이 같은 프로그램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도 해석된다. 삼성 차원에서 이 부회장의 의지를 명확하게 설명하지는 않고 있으나 단순히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의 의사로 결정될 사안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실제 이 부회장은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등 삼성전자의 최고위 경영진과 함께 미국이나 중국 등지의 주요 거점지역 출장을 다니며 해외의 현장경영을 CEO의 중요한 경영활동 중 하나로 꼽아왔다.
삼성 내부에선 또한 전자계열사들이 해외에 대형 공장을 새로 짓는 등 글로벌 경영현안이 많아진데다 현지 인력 채용도 크게 늘었다는 점에서 CEO들이 국내 집무실에서만 업무를 보는 것은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초일류화를 목표로 뛰고 있는 삼성그룹의 입장에서 주력인 전자계열사 CEO들의 글로벌 현장경영을 강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CEO들이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면서 조직 내에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조치”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