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지아 기자] # "NH농협은행은 말 그대로 은행 업무만 보는 계열사구요. 농협중앙회는 은행말고도 여러 사업들을 많이 합니다. 지역농협도 많구요. 그 중심을 잡아 큰 계획을 세우고 정책적인 업무를 하는 곳이 농협중앙회입니다. 지역농협 업무 후선지원업무도 하구요."
"농협중앙회는 은행이 아니에요. 농협중앙회 밑에 금융지주, 경제지주 두 개 부분으로 나눠지고 금융지주 밑에 많은 금융회사 중 하나가 NH농협은행입니다. 농협중앙회는 여러 농협 계열사를 관리하는 최정점에 있는 그룹지주사라고 할 수 있겠네요."
"신경분리전까진 모두 같은 회사였어요. 신경분리하면서 하나의 농협중앙회가 8대 법인으로 분리가 됩니다. 농협중앙회, NH농협은행, 농협생명, 농협양곡, 경제지주 등으로요. 옛날에는 다 농협중앙회 직원이었지만, 지금은 채용을 따로하는 법인이 된거지요. 그러나 급여테이블도 똑같고, 노조도 같아요."
"중앙회에서 분리되어 나온 게 NH농협은행입니다"
"신경분리는 신용, 경제 업무를 말합니다. 한 덩어리로 있던 게 나누어졌다고 보시면 되요~ 일반 사기업으로 보면 같은 oo그룹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지원 같은 경우 공채도 그렇고 대부분이 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는 교차지원안되는 걸로 나옵니다. 하지만 지역농협은 은행이나 중앙회랑 교차지원 가능해요" - 농협중앙회 채용을 준비하는 농OO 블로그의 댓글 일부. (이하 글은 농협중앙회와 농협은행에 대한 일반인들을 위한 설명을 쉽게 해볼까 하다가, 실제 농협 채용을 준비중인 모 인터넷 블로그에 적힌 댓글을 옮겨봤다.)
농업인의 대표 금융기관인 NH농협은행(이하 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에 대한 각성 및 자발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50년 세월 한결같이 농협혁신에 기여했고 지난 2020년 사령탑 지휘봉을 잡은 뒤 경영혁신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는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농협은행으로 인해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다. 농협은행의 잦은 금융 사고에 대해 '예견된 인재'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최근 윤창현 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제출받은 '2016~2021년 업권별, 유형별 금전사고 현황'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6년 간 금융사고 규모는 5대 시중은행 중에서 가장 컸다.
윤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농협은행에서는 무려 27건의 금전 사고가 발생, 적발됐다. 27건의 사고 금액은 총 742억원 규모다. 지난 한 해 2021년 은행권에서 발생한 금융사고 금액 116억3000만원 중 농협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 금액만도 67억6000만원으로 전체 58.1%를 차지하고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지역 농협의 횡령사건이다. 상반기 9건의 금융사고가 보도된 바 있고, 각 농협별로 공시된 사건과 합치면 일주일에 한 건 꼴인 22건이나 사고가 발생했다.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이하 협동조합노조)는 이에 대해 "농협의 금융사고에 대해 농협은행과 농협금융지주는 '우리와는 별개 조직으로 무관하다'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이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난했다.
이어 "횡령 농협의 오명을 키우고 있는 것은 농협중앙회의 불통과 단절"이라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농협은행의 이 같은 잦은 금융사고를 비롯해 농협중앙회도 끊임없는 잡음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7월13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위원장 이재진)은 서울 서대문 농협중앙회 본관 앞에서 '고객만족도 실시를 위한 농·축협 암행감시 평가제도 저지' 기자회견을 개최한 바 있다.
당시 노조는 "직장 갑질과 감정노동자 보호가 시대 정신인 지금, 농협중앙회가 폐지된 암행감시 평가제도를 재활용하기 위해 지역농축협에 업무 위수탁 계약서 체결을 강제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며 "고객만족도 실시를 위한 농·축협 업무협약 저지투쟁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에 따르면, '고객만족도 암행감시 평가제도'는 이미 2017년 지역농축협 노동자들의 강력한 반발로 폐지된 제도다. 당시 지역농축협 노동자들은 농협중앙회가 이러한 평가제도를 앞세워 친절도를 계량화하고, 등급화해서 지역농협 통제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노조 한 관계자는 "실제 관련 평가 보고서는 일부 지역농협 현장에서 임금차별 도구로, 인권침해적인 창구직원 통제수단으로 악용됐다"며 "그럼에도 현재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고객만족도 암행감시 평가제도를 부활시키겠다며 1117개 지역농축협에 '농축협 업무위수탁' 계약서를 제출할 것을 강요 중"이라고 전했다.
노조 측은 성명서를 통해 "횡령 농협의 오명은 농협의 폐쇄적인 인사와 지배구조와 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것이다. 비상임조합장 제도 덕에 지역 농협 조합장과 주요 임원은 장기 연임이 가능한 구조이고 한 지역 안에서 장기 집권이 가능한 조합장과 임원, 그들의 측근들로 채워지는 인사 구조 속에서 감시와 견제, 내부 통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비상임조합장 가운데 5선 이상 재직한 조합장은 33여 명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정부에서 전국 500개 농·축협을 상대로 조사한 채용 실태조사 결과 23건의 채용 비리도 드러난 바 있다.
노조는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와 농협은행은 특유의 불통적이고 전근대적인 일방적인 방식으로 채용 준칙을 정하고 각 농·축협에 내리 꽂으며 시행해 농·축협과 노동조합의 큰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이 불통과 폐쇄적인 농협의 정점에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있다. 고용의 불안정과 저임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바램을 짓밟고 현장의 좋은 일자리 확대 요구에 귀를 막고 있다"며 "노조와의 대화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농협 금융의 금융 사고가 생기면 수습과정에서는 수사 기관에 고소·고발이 아닌 권고사직으로 무마시키거나 지역 농·축협의 부실 공시에 눈을 감고 부실 감사로 횡령 사건이 외부로 새어나갈까 쉬쉬하는 등 축소·은폐하는 데만 앞장 서 왔다"고 농협중앙회의 각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