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라이프

[코로나 라이프] "헬멧벗는 배달원에 잠자는 오토바이 증가" 배달시대 끝나나

코로나 시대 끝나가면서 배달앱 이용자들 점차 감소 추세
물가인상과 이어진 배달비 인상도부담 요인으로 작용해


[KJtimes김지아 기자]  # 30대 주부 전 씨는 최근 배달앱으로 식사를 주문하려다 앱을 닫았다. 코로나19 감염자가 다시 늘고 있는 상황이지만, 직접 식당에 가서 포장을 하기로 결심했다. 전 씨는 "같은 게게인데 몇달 사이 배달비가 점점 더 올라서 이젠 불쾌해서 배달을 시키기 싫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불과 몇달 전만 해도 1500원에서 3000원을 배달비로 받던 가게들이 최근 배달비를 3500원에서 5000원 까지 올렸다. 조금더 시간을 줄인 배달의 경우 최대 6800원까지 배달비를 받고 있다.   

피자브랜드 A업체는 배달료에 대해 "물가 인상과 원재료 인상으로 인해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A업체 한 매니저는 "배달주문도 계속 감소하고 있다. 물가와 원재료 인상이 이유일수도 있겠지만 가장 큰 건 배달주문이 줄었기 때문이다"며 "엔데믹 시대가 가까워지면서 고객들이 외식을 하는 이유도 크다"고 전했다. 

최근 원자재 등의 가격 급등으로 국내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메뉴 가격이 일제히 인상했다. 치킨 프랜차이즈들도 최근 최근 배달비를 인상중이다. 14일 교촌치킨 일부 가맹점의 배달비는 기존 3000원에서 4000원으로 33% 인상됐다. 교촌 오리지널 1마리를 1만6000원에 배달 주문을 한다고 가정하면 배달비가 전체비용 중 25% 가량 차지하는 셈이다. 

실제로 배달앱과 자사앱에 입점한 교촌치킨 일부 가맹점들이 배달비를 4000원으로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 엄마들의 지역카페에서는 "해도 너무한다. 음식값의 30%를 배달비로 내라는 것이 말이되냐. 옛날 치킨과 자장면을 배달비 없이 시켜먹었던 그때가 그립다. 코로나가 걱정되더라도 이제 외식하러 나가기로 했다. 계속 배달료 정책을 맞춰줄 수 없고, 소비자는 더이상 봉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성토했다. 

앞서 교촌치킨은 2018년 배달 서비스 유료화의 시작을 알리기도 했고, 지난해 7월에는 배달비를 2000원에서 3000원으로 인상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산 바 있다.

◆ 배달앱 삭제하고 포장하는 사람들 증가…배달료 너무 높다  

20대 자취생인 직장인 박씨는 배달앱을 아예 삭제했다. 유혹을 뿌리치겠다는 굳은 결심을 한 것. "1인분만 주문하고 싶은데 최저 주문금액은 1만2000원 이상이 대부분이며, 여기에 배달비도 비싸다. 처음엔 음식을 많이 시켜서 두 끼를 먹어볼까 생각했지만 너무 낭비라는 생각에 주문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대전에서 독서실을 운영하고 있는 최모 대표는 최근 독서실 고객이 음식배달을 시킬경우 배달료를 아예 받지 않고 있다. 최 대표는 "학생들이 음식을 배달하는 시간을 정해 놓고 한꺼번에 배달을 받는다. 내가 직접 포장을 해와서 학생들에게 음식을 주고 있다. 운동도 하고 학생들의 금전적인 부담도 덜어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비싼 배달료로 돈을 쓰는 대신 '포장의 시대'로 가야 한다는 의견들이 다양한 인터넷 카페에서도 나오고 있다. 한 맘카페 회원은 "코로나19로 집에서 배달만 시켜 먹다가 몸무게가 10키로 가까이 늘었다. 어쩔수 없이 음식을 배달시켜야 한다면 운동삼아 포장을 하러 가거나, 조금 일찍 부지런해져 배달료를 아끼기로 했다. 배달료 아낀 것만 모아두는 저금통도 만들었다"고 전했다. 

◆ 배달료 사라지는 가게들...주민 카페에서 정보공유도 

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동네 식당들을 한바퀴 섭렵했다. 가게마다 배달비가 얼마인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얼마부터 배달비를 안받는지도 알아왔다. 

김씨는 "배달앱이 너무 바쁜 시간이었다. 통화가 안되길래 바로 바로 음식점에 전화로 배달을 시켰다. 그런데 마침 배달비가 없는 음식점이었다. 너무 놀랐고, 신기했다. 내 사연을 동네 카페에서 공유했더니, 의외로 배달비가 1000원대로 싸거나 받지 않는 음식점이 많았다"고 전했다. 

일부 맘카페나 당근마켓 일부 지역 게시판에는 '배달비 없거나, 얼마 이상 주문하면 배달비 안받는 음식점'을 공유하기도 했다. 

카페 한 회원은 "음식점에서 자체적으로 직원에게 배달을 시키는 경우에는 배달비를 아주 저렴하게 받거나 3만원 이상 등 음식을 많이 시키면 배달비를 받지 않았다"며 "이렇게 영업을 하는 곳들이 있었는데, 그동안 모르고 배달비를 냈던 것을 생각하면 너무 억울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비대면을 위해 직접 음식점을 찾아 식사를 하는 대신 배달 서비스를 자주 이용했던 코로나 시대가 끝나가면서 배달앱 이용자들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물가인상과 이어진 배달비 인상도 배달앱 이용자들이 부담을 느끼는 큰이유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모 배달앱 한 관계자는 "배달앱을 사용하지 않으려는 배달앱 이탈 행렬은 지난 3월부터 눈에 띄게 많아졌다"며 "이용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배달료는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이탈행렬이 계속되는 이유다"고 전했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의 조사에 따르면, 2022년 6월 쿠팡이츠의 월간 이용자수(MAU)가 437만6000여명을 기록, 직전 5월(450만명)보다 12만명 줄었다. 2021년 2월 이후 역대 최저 이용자 수며, 이같은 쿠팡이츠 이용자수 감소세는 배달 3사(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가운데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배달주문 감소하며 배달원들도 줄줄이 직업 전환 

배달앱 이용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배달원들의 일감도 줄었다. '콜사'라는 신조어도 나왔다. 이는 '콜(배달 요청)이 사망했다(사라졌다)'는 뜻이다. 

배달원들의 일감이 줄어들면서, 배달을 하려고 구매했던 오토바이를 처분하고 택시 기사나 택배 기사 등으로 직업을 전환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작은 커피숍을 이용하던 30대 방모씨는 코로나 시기 커피숍을 닫고 난 뒤 심야 시간대에 배달원으로 일해 짭짤한 수입을 올렸다. 방 씨는 "음식 주문이 많던 심야 시간대에만 3-4시간 집중적으로 배달을 해도 수입이 좋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배달 건수가 없어서 슬슬 다른 일거리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배달이 큰폭으로 늘었던 시기에 오토바이 대여 및 렌트해 주는 회사들도 최근 난감해진 상황이다. 

경기도에 있는 한 바이크 렌트 회사 관계자는 "배달주문이 많아 배달원들이 밀려들 때는 오토바이 200대가 전부 대여되고, 부족한 오토바이를 더 구해서 굴려야 했다"며 "지금은 100여대의 오토바이가 매장에서 배달원을 기다리고 있다. 엔데믹 시대가 계속되면 아마도 오토바이들을 중고가에 처분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배달 일을 포기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중고 오토바이 매물도 쏟아지고 있다. 국내 최대 바이크 커뮤니티 '바이크튜닝매니아(바튜매)'가 배달원들이 주로 타는 125cc 미만의 오토바이 판매 글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22년 6월 판매 글은 약 4700건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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