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정소영 기자] 기후솔루션과 환경운동연합 등 국내 기후·환경·시민단체들이 지난 8월 30일 내놓은 정부의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 담긴 정책 방향이 오히려 에너지 안보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며 재생에너지 확대를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위기 속,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한 시민사회 공동성명서’를 내고 “국제사회가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어 기후위기에 대응함과 동시에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내놓은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는 2030년 기준 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 목표는 전 세계에서 퇴출 순서를 밟고 있는 석탄의 발전량 비중 목표와 비슷한 수준인 21.5%로 하향 조정될 것임을 예고했다”며 “30년 가동연한을 채워 퇴출이 예정된 석탄발전소 26기는 값비싼 LNG발전소로 대체될 예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는 석탄발전소의 수소·암모니아 혼소 계획도 무탄소 전원인냥 포함됐다”고 꼬집었다.
이들 단체는 “전 세계적으로 풍력과 태양광 발전 비중이 평균 10%를 넘어섰지만, 한국에서의 발전 비중은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으로 2021년 기준 4.7%에 머물러 있다”며 “이는 국내 최다 전력 사용 기업의 연간 전력량 수요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아울러 “기업들은 RE100, 탄소국경세와 같은 무역장벽의 문턱 앞에서 국내 재생에너지 조달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은 결국 기후위기 시대에 국가 위상 저하와 산업 경쟁력 약화라는 필연적 결과로 이어질 것임에 따라 우리 시민사회는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2030년 석탄발전 퇴출을 포함한 화력발전의 조속한 퇴출 계획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
이들 단체는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선진국은 파리협정 목표 달성을 위해서 2035년까지 화력발전소를 퇴출해야 한다”며 “그러나 정부는 이러한 화력발전원의 존속이 가장 큰 기후 리스크이자 에너지 안보 리스크라는 인지조차 없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다가오는 겨울철 더 심각한 에너지 대란이 예고되는 가운데 오히려 전 세계적으로 퇴출 수순을 밟고 있는 화석연료에 산소호흡기를 대는 꼴인 유연탄과 LNG 개별소비세 완화, SMP 상한제 적용, 연료전환성과계수의 환경기여도 삭제와 같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석탄, LNG, 우라늄과 같은 에너지원은 해외 의존도가 높아 최근 러시아 사태와 같은 에너지 무기화 또는 공급 리스크에 언제든 노출될 수 있으므로 전력믹스에서 적극적으로 화석연료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등에 의해 발표된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는 한국이 2030년 재생에너지 전력 비중을 53%로 확대하는 것이 가장 비용효율적인 탄소중립목표 달성 시나리오라고 분석한 바 있다”며 “이에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전력 비중을 50% 이상으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재생에너지는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흐름에 올라탈 수 있는 가장 쉽고 비용효율적인 방법이며 동시에 가장 강력한 에너지 안보 강화책”이라며 “2021년 발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6차 보고서는 인류가 지금과 같이 매년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 앞으로 10년 안에 탄소예산을 모두 다 써버리게 된다고 경고했다. 지금은 한국의 2030년, 2050년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이자,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에너지 전환의 기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