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윤종규 KB금융 회장의 행보가 금융권 안팎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세계 무대를 중심으로 ‘금융 영토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어서다. 특히 직접 해외 현장을 방문하며 기업설명회(IR) 원정을 하면서 그 배경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윤 회장의 이번 행선지는 유럽과 북미다. 오는 10월 초 그는 영국과 노르웨이 등을 방문해 주요 연기금과 노르웨이중앙은행, 피델리티 등 투자자들을 만나 KB금융 경영 현안과 향후 중장기 전략 방향을 설명할 예정이다. 그런가 하면 오는 11월에는 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서 IR 활동을 벌인다.
윤 회장이 금융 영토 확장을 위해 직접 해외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 것은 6개월만이다. 그는 지난 4월 홍콩과 호주를 대상으로 원정에 나선 바 있다. 앞서 지난해에는 홍콩, 싱가포르, 미국, 일본을 방문해 투자자들과 면담하기도 했다.
금융권에서는 윤 회장이 이처럼 해외 IR에 적극적인 이유로 주가 부양과 신규 투자 유치를 꼽고 있다. 그는 현재 KB금융 주식 총 2만1000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임직원들의 매입도 늘어 우리사주조합 지분율은 지난해 말 0.60%에서 6개월 만에 0.97%로 오른 상태다.
주가 부양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배경으로는 KB금융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 성향을 지속해서 늘리고 필요하다면 자사주 매입에도 나설 것이라고 밝힌 것이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윤 회장의 이번 행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신규 투자 목적이 강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KB금융이 역대급 실적을 올리고 있기는 하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선은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미-중 무역 분쟁과 국내 경기 둔화, 일본의 수출 규제 등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가계대출 규제, 저금리로 인한 은행 예대마진 감소 등 금융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탓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처럼 시장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CEO가 직접 뛸 경우 외국인 주주를 끌어들이는 성과를 얻을 확률이 높아진다. 일례로 지난 4월 호주에서 접촉한 자산운용사 프랭클린 리소시스는 이후 KB금융 주식을 추가 매입해 지분율 5.42%로 국민연금공단에 이어 KB금융의 2대 주주가 되기도 했다.
윤 회장의 이번 행보에 대해 KB금융 안팎에서도 기대감이 높은 분위기다. 영어와 일어에도 능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자연스러운 커뮤니케이션을 선호하는 외국인 투자자들한테 인기가 좋은 만큼 기대 이상의 성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