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신현희 기자] 이지스자산운용이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의 핵심은 중기중앙회가 투자 맡긴 이지스자산운용이 중기중앙회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김기문 회장과 연관된 제이에스티나의 빌딩(판교 소재)을 매입했다는 것이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이에스티나는 ▲김기문 21.69% ▲김기석(김기문 동생) 9.13% ▲최영랑(김기문 배우자) 0.62% ▲김유미(김기문 장녀) 1.02% ▲김선미(김기문 차녀) 0.88% 등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33.34%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제이에스티나를 설립한 김 회장은 지난 2019년 대표직에서 물러난 상태이며 현재 그의 차녀인 김유미가 바통을 이어받아 회사를 이끌고 있다.
◆업계 반응은 "수많은 건물 중 김기문 회장 건물?"
그런데 지난해 4월, 이지스자산운용은 '블라인드펀드' 형태로 제이에스티나의 빌딩을 매입했다. 블라인드펀드는 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금을 먼저 모으고 이후 투자처를 찾아 투자하는 방식으로, 자산운용사의 지극히 당연한 투자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업계 안팎의 시각이 곱지 않은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그 이유는 이지스자산운용이 중기중앙회의 노란우산공제 부동산펀드 운용사라는 것에서 출발한다. 실제 업계 일각에서는 제이에스티나의 빌딩 인수 전에 중소기업중앙회 노란우산공제가 부동산펀드 운용사로 이지스자산운용을 선정한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기중앙회의 자금 수백억원이 김 회장과 관계된 회사로 들어간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과연 그럴까.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 2020년 7월 노란우산공제에서 10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그리고 여기에 500억원을 더해 부동산 펀드를 운용해 왔다. 이 시점은 판교 건물을 매입하기 전의 상황이다. 그런데 이후 이지스자산운용은 약 840억원의 투자해 판교 건물을 매입했다.
이유야 어쨌든, 흐름으로 보면 중기중앙회 노란우산공제의 자금이 이지스자산운용으로 들어가고 이지스자산운용은 노란우산공제의 투자자금이 들어가 있는 부동산 펀드로 김 회장 건물을 매입했다는 그림이 형성된다.
◆시세보다 고가로 매입했다는 의혹에 놓이기도
현재 업계에서는 "노란우산공제 자산운용사 선정은 회장 보고사항이라는 점과 이지스자산운용의 김 회장 건물매입이 과연 우연으로만 볼 수 있느냐"며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이지스자산운용의 매입팀이 수많은 건물 중 하필 김 회장의 건물을 샀느냐는 점에서 수많은 추측까지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지스자산운용 홍보담당자는 이와 관련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중기중앙회의 노란우산공제와 제이에스티나 간 건물매입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담당자는 이어 "노란우산공제회 투자팀은 판교와 전혀 다른 곳에 투자했고(상업적 투자라 투자처를 다 밝힐 수는 없으나) 판교건물 매입팀은 지난 4월 제이에스티나 건물을 매입하기 위한 펀드를 모았다"면서 "따라서 이 둘은 완전 다른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중기중앙회 홍보팀 관계자는 "노란우산공제는 중소기업인을 위해 거대 자금이 시스템적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자산운용사를 둔 것"이라며 "이지스자산운용이 절차상 가장 잘 맞게 선정이 됐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의 의문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특히 당시 시세보다 좋은 조건으로 매입해 줬다는 것도 무시하지 못할 의혹 중 하나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부동산 운용으로 정평이 나 있는 이지스자산운용이 제이에스티나 판교 건물을 매입하기 위해 약 840억원을 투자했다. 제이에스티나 건물 양도가액은 약 425억원으로, 이는 총자산양수도가액 842억원에서 공사비 잔금 등으로 지급할 예정인 417억원을 차감한 금액이다.
중기중앙회의 노란우산공제가 자산운용사로 이지스자산운용 선정한 이후 이지스자산운용의 부동산 펀드로 중기중앙회 회장 건물 고가 매입이라는 이 흐름을 '오비이락(烏飛梨落)'이라고 하기에는 타이밍이 너무 절묘하다는 점에서 이지스자산운용의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