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지아 기자] HD현대중공업이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휩싸였다. 이 같은 논란이 벌어진 대상은 최근 HD현대중공업이 진행하고 있는 조선업 기술 인력 1000명 양성을 목표로 한 '전문테크니션 육성 과정'에서 였다.
HD현대중공업은 '제1기 전문테크니션 육성 과정'을 진행했으며, 특히 스마트선박 기술 직종 수료자 중 우수한 성적을 거둔 교육생들에게 HD현대중공업 생산기술직으로 채용하는 특전을 제공하기로 했다. 당시 육성과정 1기에서는 △스마트선박 기술 70명(선체조립 51명·선박배관 19명) △스마트선박 전기 17명 △스마트선박 기계 13명 등의 교육생을 배출했다. 이 중 4명이 정규직 전환 조건부 계약직(1년)으로 선발됐다.
◆ "면접에서 오고가는 인맥조사" 당연한 관행?
'낙하산 논란'의 골자는 이렇다. 1기 교육생들 가운데 최종적으로 면접을 보던 4명 가운데 임 모 교육생이 면접 당시 "계열사 O 사장이 삼촌"이라는 대화를 면접관과 나눴고, 결과적으로 유일하게 채용된 1인이 됐다는 주장이다.
중공업 관련 커뮤니티에 어렵게 글을 올린 제보자는 "교육을 받으면서 현대중공업이라는 대기업에 채용되고 싶었고,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하지만 결국 '계열사 사장의 조카'가 채용되는 현실이 슬프다"며 "1기 교육생 모두는 임 모씨가 정상적인 과정(?)을 통해 입사를 하는 모습을 그려내기 위한 '들러리'에 불과한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제보자는 또 "성적에서 4등이었던 일부 부문 수료생이 혼자서만 계약직으로 채용됐다는 점, 면접과정에서 '삼촌이 계열사 사장'이라는 대화를 나눈 점은 별개로 볼 수 없다"면서 "HD현대중공업의 낙하산 인사 실태를 제대로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
커뮤니티에서 이 같은 글이 제기되면서 일각의 여론도 뜨겁게 달궈졌다.
"중공업에서 특혜 채용은 비일비재하다" "계열사 사장이 삼촌인데 왜 여기에 와서 면접을 보나" "계열사 사장의 회사에는 그 사장의 자녀들이 이미 일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등의 의혹들이 꼬리를 물고 양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제보자는 게시글에서 "1~3등은 최종 임원 면접까지 가서 낙방됐는데, 계약직으로 채용된 사람은 HD현대 계열사 사장의 조카였다"며 "면접 자리에서 인사부 전무가 면접자에게 '회사에 아는 분 있죠?'라고 질문했고, 면접자는 'HD현대 계열사 사장님이 삼촌'이라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면접자는 중공업 내 현장에서 일 한 번 한 적 없는 20대"라며 "결국 기술교육원 수료자들은 모두 특정인을 입사 시키기 위한 들러리였나 싶고, 이 정도 사안이면 취업 사기 아닌가"라고 첨언했다.
◆HD현대중공업 "낙하산? 사실무근" 역량 점수 종합해 선발
이에 대해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전문테크니션 수료생 가운데 연수 기간 기량 성적이 우수한 수료생들을 선발, 정규직 전환 조건부 계약직으로 최종 4명을 선발했다"며 "직무와 관련한 자격증 보유 현황, 연수 기간 각종 시험 성적 등 역량 점수를 종합해 선발한 부분이다"고 입장을 설명했다.
이어 "인터넷 게시글의 임 모씨의 경우 자기소개 발언에서 '친척이 재직 중이다'라고 빍혔으며, 면접관이 이를 듣고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이었다"며 "임 모씨는 용접직무 수료생 중 전체 2등의 우수한 성적이었고, 당사 직원 선발에 있어 친인척 재직 여부는 고려사항이 전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게시글이 조금씩 관련 업계로 퍼져 나가면서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KT 전 사장은 자신의 자녀를 유령직원으로 채용해 억대연봉을 주기도 한다. 이권 카르텔이 만연하고 있는 사회다. 오히려 (귀찮겠지만) 이 같은 절차(?)를 밟아서 채용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문제적 관행을 조금씩 발전시키려는 움직임이 아니겠냐"고 비꼬아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게시글 댓글에는 "현대중공업 외에도 이 같은 낙하산 인사는 비일비재하게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고, 선택된 자들은 침묵하고 제외당한 사람만 불공정한 현실에 분노할 뿐이다. 우리 사회는 결코 변하지 않는다"고 자조적인 성토를 계속하고 있는 상태다.
취업 전문기관의 한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 '전문테크니션 육성 과정'은 올해 총 5차례에 걸쳐 모집될 예정"이라며 "앞으로 모집될 교육생들이 10주 동안 현업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기술과 기본소양 등을 익히고 자격증을 취득해 본인의 미래를 위한 취업을 적극 준비하려고 할 때 이번 같은 사례가 교육생들의 순수한 취업 의지를 꺾지 않기를 바란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