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정소영 기자] 그린피스는 지난 1일 서울 신촌에서 지름 8미터 크기의 거대 플라스틱 괴물 조형물을 설치하고 퍼포먼스를 펼쳤다. 오는 13일부터 케냐에서 개최될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 3차 정부간 협상위원회(INC3)를 앞두고 정부에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은 전세계 다양한 국가의 정책 결정자들이 모여 플라스틱 오염에서 벗어나기 위해 플라스틱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생애주기에 걸친 규칙을 만드는 회의다. 2022년 11월 우루과이에서 첫 회의를 시작했고, 5차례에 걸친 정부 간 협상위원회를 거쳐 2024년 말 체결된다. 3차 회의(INC3)는 이달 13일부터 케냐 나이로비에서 개최되며, 마지막 5차 회의(INC5)는 2024년 한국 부산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그린피스는 이번 퍼포먼스에서 거대한 플라스틱 괴물 조형물 하나와 사람들이 입을 수 있는 형태의 괴물 조형물 두 개를 공개했다. 이번 퍼포먼스에 참가한 시민들은 플라스틱 괴물 의상을 입고, 플라스틱 오염이 지속될 경우 닥칠 암담한 미래를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더불어 그린피스 액티비스트들은 배너를 들고 국제 플라스틱 협약이 강력하게 체결돼야만 플라스틱 오염이 종식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그린피스는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시각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이병찬 작가와 협업했다. 이 작가는 주로 플라스틱을 사용해 '크리처(Creature)' 작품을 제작하는 예술가다. 이번 협업에서 이 작가는 기존 작품의 재료를 재사용하고 귤밭에서 쓰였던 타이벡, 버려진 커피 컵 뚜껑, 비닐 등을 이용해 조형물을 만들었다.
이 작가는 부풀어 오르는 모습을 조형물의 움직임에 담아 플라스틱 오염이 살아있는 유기체로서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이병찬 작가는 “우리가 일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버리는 플라스틱은 우리 삶을 파괴하는 ‘괴물’로 변화한 지 오래다. 이번 퍼포먼스를 통해 대중들이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정부가 강력한 플라스틱 협약에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환경부, 화학적 재활용과 열분해 등 궁극적 해결책 아닌 폐기물 관리에만 집중"
환경부는 최근 국제 플라스틱 협약에 대해 ‘신재생산 감축목표 설정에 신중 접근을 한다’며 플라스틱 생산 제한에는 소극적인 입장을 확고히 했다. INC3 회의 전 제출한 서면 의견서에서도 화학적 재활용과 열분해 등 궁극적 해결책이 아닌 폐기물 관리에만 집중하고 있다.
김나라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이너는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기 위해서는 2040년까지 플라스틱 생산량을 2019년 기준 최소 75% 절감하는 강력하고 구체적인 감축 목표가 정해져야 한다. 한국은 2024년 협약 협상의 마지막 회의(INC5) 개최국이자 협약의 우호국 연대 소속 국가로서 특정 산업의 이익창출을 위한 목소리가 아닌, 우리의 삶과 건강, 지구환경을 위한 강력한 협약 체결을 위한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