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지아 기자] 코로나19 창궐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엔데믹을 준비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늘고, 침체됐던 경기도 살아나는 국면이다. 비대면 여가 활동으로 굳었던 일상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는 시점이다.
해외여행이나 거창한 휴가도 준비하고 있겠지만 소소한 일상 속 행복을 찾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가벼운 등산이나 산책을 하는 사람들의 표정도 밝아지고 있다. 특히 가벼운 등산은 이제 작은 문화로 이어지면서 산림 휴양공간에 대한 관심도 증가추세에 있다. 이용 수요 또한 늘어나고 있다.
실례로 제주도 한라산의 경우,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 이후 산의 비경을 만끽하려는 탐방객이 전년 대비 약 37% 증가함에 따라 쓰레기 수거와 탐방로 안전정비가 절실한 상황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지난 7월1일 50여 명의 직원들이 나선 가운데 백록담 일대에서 대대적인 환경 정비 작업을 실시했고, 이날 5ℓ 쓰레기종량제 비닐봉지 400여개, 마대 3개 등 5t 정도의 쓰레기를 수거하기도 했다.
관리소에 따르면 쓰레기의 대부분이 페트병과 사탕 및 초콜릿 봉지 등 등산객들이 버린 쓰레기가 상당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등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각 지자체별로 등산로 정비에도 힘쓰고 있다. 등산로 정비에서는 산 입구에 대부분 설치되어 있는 계단 보수를 비롯한 도색 등과 함께 안내판 설치가 주를 이룬다. 특히, 안전 펜스 보수, 보행 매트 설치 등으로 더 안전하고 주변 경관과 잘 어울리는 자연 친화적인 등산로를 조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자체들이 주기적인 등산로 점검을 통하여 추가로 확인되는 개선이 필요한 사항과 등산로를 이용하면서 건의한 다양한 의견 등도 적극적으로 수렴해 현장을 확인하고 지속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구창덕 익산소방서장은 "최근 코로나19로 피로한 심신의 안정을 찾기 위해, 산을 찾는 등산객이 증가하고 있으며, 그로 인한 산악사고도 증가하는 중이라 반드시 정규 등산로를 이용하고 자신의 체력 상태를 체크해 정해진 시간에 산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윤석 한라산국립공원소장은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탐방객들의 협조가 매우 절실하다. 탐방객들은 쓰레기는 반드시 되가져 가고 정해진 탐방로로 보행해 다시 찾고 싶은 청정 한라산이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기초질서 준수에 협조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부 등산객들로 인해 비상 상황...불법 야영객 철저한 단속 필요
엔데믹 시대, 자연을 찾는 사람들 중에 양심을 저버린 이들이 소중한 자연유산을 훼손하는 사례는 비단 우리나라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중국의 경우 산림훼손 등으로 일부 등산로와 관광지를 폐쇄하기도 했다. 일본은 등산로 및 관광지의 범칙금을 더욱 높게 책정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경각심을 갖도록 하기위해 관리인을 3배 이상 배치했다.
실제 우리나라 한라산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만큼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지만 매년 수많은 등산객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 등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제주도로 여행지를 정하면서, 한라산은 더욱 훼손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일부 관광객들이 출입금지구역에 무단으로 들어가 불법적인 일을 저지르는 것. 실례로 한라산에서 해가 지고 어두운 밤 시각, 등산객들이 텐트를 설치하고 야영을 하고있는 행위가 적발되고 있다. 특히 출입이 허가되지 않은 금지구역 등에서 불법 야영을 하는 것으로 철저한 관리와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텐트를 쳐놓고 휴식을 취할 뿐만 아니라 불법으로 가스 버너, 라면, 밥 등의 식사를 하고 더 나아가 음주까지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며 "설치된 CCTV에는 꾸준하게 무단으로 야영 행위를 하는 등산객들이 적발되지만 경각심을 가질만큼의 법적인 조치는 취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공원 관계자는 "불법행위가 적발된 경우에는 자연공원법 위반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받게 된다"며 "CCTV 등을 설치하고 철저하게 관리 감독을 하고 있지만, 등산객들의 주먹구구식 불법 행위를 모두 막을수는 없는게 현실이다"고 토로했다. 더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크다.
이에 대해 등산카페 한 관계자는 "실제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입산할 때 신분증 등을 확인하는 절차가 강력하게 요구된다. 벌금이 너무 적으니 이런 일이 계속 발생하는 것이다"고 전했다. 또 다른 등산동호회 관계자는 "한라산뿐만 아니라 모든 자연을 지켜야 하는 의무가 등산객과 관광객에게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라산 및 일부 국립공원 등반은 예약이 필수
각 지자체들이 나름 마련한 방법 중에는 '예약제'가 가장 호응도가 높다. 실례로 제주시는 이같은 문제를 조금이라도 해결하기 위해 한라산 탐방객들의 경우, 일정 인원으로 제한하고 예약제를 실시하고 있다. 코로나 등의 이유로 등산객이 일정시간에 몰리는걸 분산시켜야해서 시간제까지 도입했다. 10시 예약이면 10시에만 입산이 가능하다. 입구에서 확인하고 통제를 하고 있다.
공원한 관계자는 "한라산의 경우 10시 등반시작해서 12시30분까지는 삼각봉대피소를 통과해야 한다. 등반을 잘하고 체력이 좋은 분들은 충분히 가능한 시간이지만 보통 수준이고 중간 정도의 체력이라고 생각되면 통과하기 어렵다. 여유 있게 등산하려면 오전 7시~8시부터는 등반을 시작해야 한다"고 이용시간을 알려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