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times=정소영 기자] 시민사회단체들이 광주 서구 화정동 주상복합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를 일으킨 HDC산업개발에 서울시가 강력한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은 2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던 광주 서구 화정동 주상복합아파트 외벽이 무너져 내려 건설노동자 6명이 죽고 1명이 다쳤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6월 9일 발생한 광주 학동 재개발구역 붕괴 사고에 대한 서울시의 행정처분은 실효적이지 못했다”며 “붕괴 사고에 대한 행정처분 영업정지 8개월은 가처분 신청으로 무력화됐고, 불법하도급 관련 행정처분은 과징금 4억 원만 내면 됐다.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음에도 지금까지 현대산업개발이 받은 제재는 고작 과징금 4억 원이었다”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이제 현대산업개발의 화정동 아파트 붕괴 사고가 다시 서울시의 행정처분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돈벌이만을 위해 노동자와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라는 사회적 의무를 해태하고, 불법·부당한 이익을 추구한 현대산업개발에 대해서는 등록말소처분 등의 강력한 행정조치가 내려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화정동 아파트 붕괴 사고 직후 국토교통부는 등록말소 처분을 강하게 예고했다. 처분권자인 서울시와 현대산업개발은 국토부 의견에 대한 이견으로 법제처에 법령해석을 요청했다. 법제처는 지난 6월 10일 “건설사업자가 건설산업기본법 제83조 제10호에 해당하면 시·도지사는 그 건설사업자에게 등록말소처분을 할 수 있다”고 법령해석을 했다.
이들 단체는 “현대산업개발은 대형 인명사고를 내고도 2021년 사내 비정규직 비중이 45.6%로 전년 대비 6.7%가 증가했다”며 “지난해 10대 건설사 중 사내 비정규직 비율이 40%를 넘어선 회사는 현대산업개발이 유일했으며 인건비와 관리비를 절감하기 위해 비정규직으로 채워진 현장이 잘 관리 됐을 리 만무하다”고 했다.
또 “현대산업개발의 연 매출은 3조4000억 원이며 1인당 매출은 약 21억 원에 이르러 1인당 매출이 업계 최고 수준으로 이는 1인당 업무량이 많아 노동강도가 최고 수준이라는 방증이며 인건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부족한 인력으로 현장관리를 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들 단체는 “지난해 6월 9일 9명의 시민이 숨지고 8명이 다친 현대산업개발의 광주 학동 재개발구역 붕괴 사고를 기억한다”면서 “최저가 하도급도 부족해 불법다단계 하도급으로 대형 인명사고를 발생시켰고, 불법적 행위를 묵인 또는 방관했으며 부당한 방법으로라도 돈만 벌면 된다는 경영진의 의식과 비윤리적 기업관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현대산업개발의 대형 인명사고의 본질은 불법, 부당한 이익 추구라 판단하며 학동 재개발 붕괴 사고 이후에 또다시 대형 사고가 반복된 것은 최고경영자와 기업의 경영관 그리고 윤리관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재차 대형 사고가 발생하게 된 원인 중 하나는 지금까지 이러한 대형 인명사고를 내고도 버젓이 사업을 영위하며 돈벌이에 몰두할 수 있게 한 기업 편향적 법 제도와 사회 인식 때문이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선진국을 자처하는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이러한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그리고 유족들과 시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법이 정한 테두리 내에서 가장 강력한 행정처분을 부과해야 한다”며 “건설 현장에서 죽음의 행렬이 이어지지 않도록, 대형참사의 망령이 시민들의 목숨을 위협하지 못하도록, 현대산업개발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