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정소영 기자] 지난 2월 초 코웨이 부산남부총국 OO지국의 한 팀장이 코디 2명의 일감인 관리계정을 강탈하는 일이 발생했다며 노조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15일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이하 가전통신노조) 코웨이 코디·코닥지부는 부산광역시 부산진구에 소재한 코웨이 부산남부총국 앞에서 ‘방문점검원 일감 뺏는 코웨이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코웨이 코디·코닥지부는 가전제품 방문점검원인 코디·코닥으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다. 전국의 코디·코닥은 1만 1000여 명에 달하는데, 이들은 회사와 위·수탁계약을 맺고 정기점검 및 제품영업에 따른 건당 수수료를 받으며 일하는 특수고용직이다.
가전통신노조에 따르면, 이들은 기본급이 없는 탓에, 신규 영업 건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자신의 관리 계정(고객이 사용하는 렌탈제품에 대한 점검 수요)이 유일한 일감이자 수입원이다.
코웨이의 업무 구조상 코디(여성)·코닥(남성)의 관리계정은 매월 배정되는데, 지국의 관리업무를 관장하는 지국장 및 팀장이 이 역할을 수행하다 보니 관리자들이 코디·코닥의 생사여탈권(사람의 목숨을 죽이고 살릴 수 있는 권리)을 쥐고 갑질을 행사하는 구조라는 게 가전통신노조의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월 초 코웨이 부산남부총국 OO지국의 A팀장이 실적 유도정책을 내세우며 실적미달을 이유로 코디 2명의 일감인 관리계정을 빼앗아가는 일이 발생했다.
가전통신노조는 "이는 업계에 만연한 관리직 갑질의 형태로, 고용관계가 취약한 방문점검원의 목숨줄을 쥐고 흔드는 가장 악질적인 수법에 해당한다"며 "노조는 지난 3일 해당 지국 사무실에서 본사 직원과 지국장 및 A팀장, 피해 코디가 참석한 간담회를 통해 문제 해결을 시도했으나, 문제의 A팀장은 피해 코디를 향해 내내 고압적인 태도를 취하며 2차 가해를 서슴지 않았고, 본사 측은 입장표명을 미룬 채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으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코웨이는 해당 캠페인이 본사의 방침인지, 계정갑질 문제에 대한 입장이 무엇인지 답을 내놓으라는 노동조합의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공문으로 답을 준다는 약속도 열흘이 넘도록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는 단순히 관리자의 개별적인 일탈로 볼 수 없다. 코웨이는 이를 방치하면서 이익만을 극대화해 온 당사자"라며 "회사는 시종일관 특수고용직인 코디·코닥 노동자들이 개인사업자 자격으로 위·수탁 계약에 따른 일을 하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볼 수 없다는 공식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가전통신노조는 "근본 문제는 방문점검원의 목숨줄과 다를 바 없는 계정에 대한 배분 및 관리의 권한을 업무계통상 우월적 지위에 있는 관리자에게 위임해 갑질을 부추기는 비인간적 구조에 있다"며 "이 틀을 바꾸지 않는다면 갑질문제는 언제고 다시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계정조정협의회를 구성하고 이를 통해 적정계정을 보장하는 등 제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취약노동자의 생존이 걸린 문제에 손을 놓고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는 코웨이가 사태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재발방지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부산남부총국 소속 B총국장이 노동자들에게 '벌레들'로 부르고 '선물로 에프킬라를 보내겠다' 등의 막말을 사실이 드러나 공분을 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