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대한적십자사 신희영 회장 취임 이후 진행된 개방형 직위 채용과정에서 온갖 편법‧특혜 채용이 이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중 사무총장, 혈액관리본부장, 감사실장 등 일부 고위직들의 근무태만이 매우 심각해 도마 위에 올랐다.
19일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고영인 의원(경기 안산 단원갑)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근태기록 자료에 따르면 혈액관리본부장은 2019년 채용 이후 최근까지 4년간 근태기록 자체가 없고, 사무총장은 2021년 채용 이후 2022년 8월 17일까지 1년 이상 근태기록 자체가 없고, 감사실장 역시 출퇴근 기록이 30-40%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대한적십자사가 고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대한적십자사 회장이 임명하는 개방형 직위 채용 과정에서도 취업비리가 이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장과 혈액수혈연구원장 채용‧재계약 과정이 대표적 사례라고 꼽았다.
혈액관리본부장의 경우 2019년 채용 이후부터 4년간 근태기록 자체가 없는 등 '근태 특혜'를 받았고, 작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간 계약기간을 연장해주고 연봉까지 인상해주는 등 '계약연장 특혜'까지 받았다.
하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올해 7월부터 2024년까지 2년 임기의 '재계약 특혜'까지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즉 '근태 특혜 – 계약연장 특혜 – 재계약 특혜'까지 트리플 특혜를 받은 셈이다.
이와 관련 고 의원은 "이런 사례는 공공기관 채용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례인 데다, 근태기록 자체가 없는 경우에는 대한적십자사 내규(징계양정기준 등)에 따르면 해임이나 파면까지 가능한 중대한 사안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재계약 과정에서도 편법이 동원됐다"며 "올해 6월 채용공고에 2명이 지원했는데, 이중 1명이 서류심사에서 부적격 처리됐지만 재공고 등의 절차없이 바로 현 혈액관리본부장만 면접을 거쳐 바로 재계약됐다"고 덧붙였다.
올해 3월에 이루어진 혈액수혈연구원장 신규 채용과정에서 비슷한 편법‧특혜 채용이 이루어 졌다.
고 의원은 "지원자 4명 중 3명이 기본 필수서류 제출 미비로 서류전형에서 탈락했는데, 이들 3명 모두 의사자격증이 있는 최고 엘리트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할 경우 고의적 들러리 의혹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이어 "특정인을 채용하기 위해 대한적십자사 내부규정까지 바꾸었다는 의혹이 있다. 전 혈액수혈연구원장은 2021년 10월 퇴사했지만 2022년 2월까지 5개월 동안 특별한 이유없이 채용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내부 관리자를 겸직시켰다"며 "이는 2022년 2월말에 정년이 예정된 사전 내정자를 내정하기 위한 시간벌기로 보인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혈액수혈연구원장은 내부규정에는 원래 '의무직(의사)'만 임용할 수 있도록 돼 있었으나, 겸직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의무직 또는 연구직'까지 가능하도록 규정을 고친 것으로 확인됐다.
고 의원은 "이들 사례 모두 정상적인 공공기관들이 하는 재공고나 공고기간 연장 절차 없이 바로 채용한 사례들이다"며 "이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이 기준과 취지에도 정면 위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보 내용을 기반으로 확인한 결과 대한적십자사의 근태 특혜, 편법‧특혜 채용 등 조직 운영실태가 심각하다는 점을 확인했고, 대한적십자사가 과연 공공기관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고 지적하면서 "대한적십자사 주요 기관책임자들에 대한 근태실태에 대한 전면조사와 후속 인사조치한 결과를 보고하고, 다시는 편법‧특혜 채용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상위법인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의 취지와 목적에 맞게 대한적십자가 내규 규정도 재정비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