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한이웅 논설위원] 미국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으로 금리를 계속해서 큰 폭으로 올리는 것과 관련, 금리가 어디까지 올라갈 것인지 예측이 분분하다. 이런 가운데 금융권에서는 미국 금리가 대략 세 차례 더 인상(이후 인상 폭 1.00%)되어 3.5% 내외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 중이다.
미국 금리 인상 여부는 올해 중 세 차례 남은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회의에서 결정된다. 그런데 금융권이 예상하는 이번 금리 상승기의 최고치 3.5% 내외라는 것은 그저 예상일 뿐이다.
실제로는 미국 연준에서 ‘성장률-실업률-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통화량 증감’ 등을 복합적으로 살펴 ‘이 정도면 됐다’라고 싶을 때까지 금리를 한 번에 0.25~1.00% 올리는 작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FOMC 회의는 약 5~6주 간격으로 연 8회 열리는데 위원은 연준 7명, 주요 지방은행 총재 5명 등 총 12명으로 구성되어 매 회의마다 표결로 금리를 결정하고 있으며 연준의 의지가 거의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다만 과거 미국 금리가 급등했던 네 번의 사례가 참고될 수 있는데 각각을 살펴보면 ▲금리 상승 폭은 최소 175bp(1999년 6월~2000년 5월, 최종 6.50%) ~ 425bp(2004년 6월~2006년 6월, 최종5.25%)이고 ▲금리 인상 상한선 최저치는 2.25%(2015년 12월~2018년 12월)이며 ▲금리 인상 상한선 최고치는 6.50%(1999년 6월~2000년 5월)이다.
금리 인상 상한선 최저치인 2.25% 사례는 지난 7월 28일 금리 인상(1.75%→2.50%)으로 뛰어넘은 상태다. 따라서 425bp가 상승했던 전례가 있는 만큼 미국 금리 상승의 최고치를 4.75% 또는 그 이상 6.50%에 근접하게 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성장률-인플레이션-실업률-통화량’ 4개의 핵심 문제 중 인플레이션 둔화 정도와 통화량 감소 폭을 보며 실업률이 3~4%대를 꾸준히 유지하는 상태에서 인플레이션이 3%대에 근접하면 양적 긴축 속도 조절을 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는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지난 6월 9.1%를 정점으로 7~8월 연속 낮아지고 있고, 올해 1월 실업률은 3.9%를 기록(2022년 7월 3.5%)했으며 IMF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금년도 성장률 전망치가 지난 연말 대비 하락하긴 했지만 그래도 2.3%로 선진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데 기인한다.
사실 미국 금리 상승의 여파는 달러 유동성 축소와 더불어 소비도 위축되며 강달러 현상과 함께 미국으로 달러가 모인다. 반면 경제 펀더멘털이 단단하지 않은 국가는 외환이 유출되고 자국 화폐가치가 떨어지며 수출은 유리해 지지만 수입 물가는 오르면서 자산가치가 하락하는 등 경제에 부담이 증가하고 결국에는 금융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커진다.
과거 1995년 멕시코 금융위기,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가 이와 유사한 과정을 거치며 진행됐다. 그런 만큼 우리 정책당국은 “미국과의 통화스왑은 필요 없다(한덕수 총리)”는 등 과도한 자신감을 보이기보다는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매우 세심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 현황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2021년 11월 4692억1000만 달러에서 계속 줄어 8월 3일 현재 4386억1000만 달러로 9개월 전과 비교해 306억(6.52%) 감소했다.
한국이 수출을 통한 무역수지‧경상수지 흑자로 외환을 얻는 경제구조임을 감안할 때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문제(주로 중국의 3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제로코로나와 도시 폐쇄, 노동력(농민공)의 귀향으로 인한 노동력 부재)와 팬데믹 극복을 위해 엄청나게 풀린 유동성 등으로 주요 원자재 가격이 폭등한 상태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원자재 가격 급등이 더 겹치고 여기에 미국이 급격하게 금리를 인상하면서 달러가 빠져나가는 데다 수입 물가가 오르면서 무역역조가 지속되며 최악의 경제 성적표를 낸 원인이 됐다.
실제로 한국의 무역수지는 올해 상반기 수출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15.6%가 증가했음에도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26.2%가 증가하면서 7개월간(2022년 1월~2022년 7월) 무역수지 적자를 내고 있다.
지난 8월 16일까지 집계된 8월 무역수지 중간 집계도 48억 달러 적자를 기록 중이고, 상기한 악재들 중 해결된 것이 하나도 없다. 게다가 미국 금리 인상 여파로 인한 강달러-원화 약세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어서 단기간에 무역수지를 개선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